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8.16 13:31
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내수 진작 관점에서 무더위가 비가 많이 오거나 추운날씨보다 낫다”

하이투자증권은 16일 ‘폭염과 경제’라는 리포트를 통해 폭염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긍‧부정적 요인이 혼재돼 있으나 내수 진작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폭염은 생산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지만 백화점 및 가전제품업계 판매 증가에 기여하고 여행사등 일부 서비스업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분석이다.

덥고 비 적게오면... ‘경기 상승’

일본 아사히은행은 지난 1993년 선선한 여름날씨 때문에 일본의 GNP(국민총생산)이 0.18%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날씨가 선선할 때 야외활동은 증가하지만 소비욕구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상응하는 더운 날씨에 대한 분석자료도 있다. 일본 총합연구소는 지난 1994년 무더위 영향으로 GNP가 0.6% 상승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바 있다.

-서울지역 1981~2000년 7~8월 평균기온과 당해년도 평균기온차와 가전판매 추이

붉은선이 가전판매 추이임.<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무더위 영향으로 에어컨 선풍기 등 가전과 여름의류 등 계절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이 내놓은 1981년부터 2000년까지 7~8월 평균기온대비 2000년이후 7~8월 기온을 비교한 결과, 올해는 비교년도 평균기온대비 기온이 약 4도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년기온에 비해 온도가 높은 기간 가전제품의 전년동월대비 판매량은 약 13%정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비교년도 평균기온대비 기온이 1도정도 높았고 전년대비 판매량은 오히려 -1%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폭염은 가전 판매량 증가뿐만 아니라 더운 날씨를 피해 여행을 떠나는 피서인파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폭염은 여행, 레저산업 등 일부 서비스 업종에 매출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백화점 매출에도 무더위가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백화점 매출의 경우 더운 날씨와 적은 강수량이 매출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난 2000년 이후 7~8월 평균기온과 백화점 매출은 유의한 결과를 나타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냉방이 잘돼있는 백화점의 경우 더위를 피하기 위한 고객들의 발걸음도 날씨가 더울수록 증가하는 반면, 비가 올때는 오히려 외출을 자제하는 심리가 많아 고객수가 감소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폭염, 농산물에는 부정적

폭염이 전반적으로 경기 상승 효과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부정적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무더위는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제조업이나 열이 많이 나는 장비를 사용하는 일부 사업장의 노동생산성 저하로 직결된다. 생산성이 다른 계절에 비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농산물과 신선제품의 경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공급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생산성 감소는 해마다 나타나는 현상으로 오히려 경제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며 “이에 따라 폭염이 발생할 때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요인이 부정적 요인을 상쇄해 전반적으로는 경기 상승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역사상 가장 더운 해(?)’

미국 해양대기청(NOAA)는 올해 1~6월 세계 평균 기온을 분석한 결과, 20세기 평균기온보다 1도 이상의 차이를 나타내 가장 더운 해를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한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달 들어 14일까지 평균 온도는 29.8도를 기록했다. 1981년부터 2000년까지 평균기온 26.7도 대비 2.1도나 높은 기온이다. 반면 이달들어 서울 지역 강수량은 3mm로 1981년~2000년 평균치 264.2mm대비 엄청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거의 비가 오지 않은 셈이다.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이 같은 이상 기온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다만 폭염은 겨울 혹한기에 비해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영향력은 적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지난 2014년과 2015년 연이은 혹한으로 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이 나타난바 있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혹한기의 경우 해당분기에 GDP(국내총생산)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면 폭염시기에는 일부 업종이 호황을 보이고 혹한기에 비해 야외활동 증가로 소비가 진작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올해 이상기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나 3분기 내수관련 기업의 경우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며 “가전‧의류‧여행 레저 등 서비스산업 등이 폭염시기 실적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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