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8.16 18:47

"추락하는 환율 정부개입이외 방법이 없다"...연중 최저 1092.2원 기록

[뉴스웍스=한동수기자] 16일 원‧달러 환율은 11.1원 내린 1092.2원에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5월22일이후 최저수준이고,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100원선이 또 무너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강세)의 원인을 살펴보면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미국 달러화가 한국은행에 쌓여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알려진바대로 우리나라 수출은 현재 19개월째 감소추세다. 경상수지 흑자는 기록하고 있지만 정형적인 불황형 흑자일뿐이다. 수입이 수출 감소폭보다 더 커서 나타나는 흑자일 뿐이다.

최근 환율 하락은 지난달부터 이달초까지 5조원넘게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할이 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유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시장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들의 환율은 올 들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도 이 경우에 포함돼 있다. 최근 외국인 순매수 폭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나 환율하락을 반전시킬 규모에는 어림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환율 하락은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실적 감소로 이어지는 데 이를 방어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일본, 중국과 경합 품목이 많은데, 원‧달러 환율 하락은 제품 가격경쟁력 약화를 유발시키고 있다.

환율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의 개입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재무부로부터 환율조작 집중심의 대상국으로 분류돼 있는 상황이다. 무리한 정부 개입이 오히려 국제적인 경제제재로 이어져 더 큰 화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해외투자비중 확대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단기에 효과가 나타나는 방안은 아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원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절상되고, 특히 위안화 대비 원화는 절하 또는 큰 변화가 없다가 절상되고 있어 수출기업에 부정적"이라며 "회복되는 듯했던 환율 1100원 선이 쉽게 무너졌는데, 당국 입장에서는 원화가 다른 통화와 비슷하게 절상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 시장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당국 개입 말고는 환율 상승 요인이 사실상 없다”며 “당국이 목표 환율을 달러당 1085원선으로 낮춰 관망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산업계 일부 업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때마다 매출에서 1000억원정도 손실이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며 “올해 3분기 주요기업 실적은 환율하락으로 인해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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