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8.25 13:19

한은, “대출규제로 제2금융권 대출도 10.4조 증가...가계부채 질 악화”

<자료제공=NH농협>

[뉴스웍스=최안나기자] 올해 2분기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257조원을 넘어서면서 가계부채 ‘1300조원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특히 농협·수협·축협 등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 비(非)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해 가계부채의 질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 금융당국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오히려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더욱 커졌다.

25일 한은이 내놓은 올 2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은 잔액은 1257조3000억원으로 1분기말(1223조7000억원) 대비 33조6000억원(2.7%) 증가했다. 2분기의 가계신용 증가액은 1분기 증가액 20조6000억원보다 13조원이나 늘어났으며 작년 2분기 말 1131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25조7000억원(11.1%)나 급증했다.

올 상반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54조2000억원에 달해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하반기(71조6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가계대출은 ▲예금은행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농협 수협 축협) 새마을금고 우체국예금 등 비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할부사 대부사업자 등 기타금융기관으로 구성되는데 올 2분기에는 이 중 예금은행과 비은행의 대출이 함께 늘었다.

전 분기 대비 예금은행의 대출은 17조4000억원, 비은행 대출은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컸다. 예금은행의 경우 2분기에 13조원 증가해 1분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예금은행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상반기 증가액은 18조4000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비은행 역시 마찬가지여서 2분기 주택담보대출이 4조9000억원 증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비은행의 상반기 주택담보대출(7조6000억원) 역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비은행 중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의 대출 증가세도 주목된다. 2분기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은 사상 최대폭인 5조5000억원 급증해 1분기(3조30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새마을금고(1조3000억원→2조9000억원) 역시 2배 이상 급증했다. 보험·증권·카드 등 기타 금융기관도 2분기 중 가계대출이 5조1000억원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올 상반기 가계신용은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출심사 강화로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가계가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 쪽으로 몰림에 따라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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