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8.28 08:40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융합현실을 통해) 인간은 거의 모든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실제 세계 속에서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 포럼(IDF) 2016’에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가상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현실에 가상을 더한 증강현실(AR; Augment Reality)와 다른 융합현실(MR; Mixed Reality)만의 특징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 포럼(IDF) 2016’에서 인텔 관계자가 '프로젝트 알로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텔>

◆ MR이란…AR과 VR을 하나로

한마디로 말하면 MR이란 VR과 AR을 하나로 혼합한(mixed) 기술이다.

세 기술을 비교하기 위해 비오는 거리를 예로 들어보자 . 

VR의 경우 현실과 가상의 연결고리는 거의 없다. VR 장비를 통해서 비가 오는 상황을 오감으로 느낀다고 할 때, 굳이 현실에서 비가 올 필요는 없다. 다만 한 가지, 최소한 VR을 통해 경험하는 가상 세계는 그 자체로 하나된 세계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한편 AR의 경우 VR과 달리 현실과 가상은 이어져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두 세계는 분리돼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통해 현실의 배경 위로 가상의 비가 내린다고 생각해보자. 그때 우리는 마치 실제로 비가 내리는 듯한 ‘착각’을 할 수는 있으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금세 비 한 방울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말하자면 AR을 통해 경험하는 세계는 가상과 현실이 나뉘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MR이 VR과 AR을 합쳤다는 의미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AR처럼 현실과 가상이 이어져있는 동시에 VR처럼 그 두 세계가 하나로 작용한다는 것.

MR을 통해 비 오는 거리를 경험한다는 것은 현실에서 비가 오면 동시에 가상에서도 비를 보고, 맞고, 느낀다는 의미다. 달리 말해 디지털 세계가 상호작용 방식으로 실제 세계와 합쳐지는 것이 MR인 것이다.

MS가 선보인 '홀로렌즈'. <사진제공=MS>

◆2020년 AR·VR시장 173조원…“MR 시대 도래할 것”

16일 IDF에서 MR의 개념을 제시하면서 인텔은 그 예로 ‘리얼센스’ 기술을 탑재한 무선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인 ‘프로젝트 알로이(Project Alloy)’를 공개했다. 프로젝트 알로이는 VR과 AR을 결합, 컴퓨터가 만들어 내는 영상뿐만 아니라 주위 사물도 보여주는 헤드셋이다.

인텔은 내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손을 잡는 등 본격적으로 VR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테리 마이어슨 MS 윈도 담당 임원은 IDF에서 “내년부터 출시할 모든 윈도10 PC가 홀로그래픽을 지원하고, 인텔 기기 등과 연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앱(응용프로그램)을 인텔 VR 기기에 접목,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MR이 앞서 MS에서 주창한 혼합현실(mixed reality)과 비슷하다는 언급도 나온다. MS도 혼합현실을 적용해 개발한 ‘홀로렌즈’ 등을 의학·건축·디자인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도록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렇다면 MR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 앞서 살폈든 MR은 인텔이 불과 10여일 전에 주창한 개념이다. 따라서 MR 자체의 시장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다만 전문가들은 VR 및 AR 시장의 성장세를 통해 MR 시장의 전망을 유추하고 있다.

영국의 투자은행 디지캐피털은 AR·VR 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 1500억달러(약 17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AR산업은 1200억달러로, 300억달러인 VR산업의 4배에 달한다.

관련 전문가는 “AR과 VR은 모두 MR 기술 현실화를 위한 중요한 밑바탕이다”라며 “앞으로 두 기술이 서로를 자극,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총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MR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금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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