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8.29 17:26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며 2%넘게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48%(16.90포인트) 하락한 663.53에 마감했다. 최근 2개월내 최저치다. 외국인이 460억원, 기관은 47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63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했으나 4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0.25%(5.15포인트) 내린 2032.35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835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개인은 394억원, 기관은 42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만에 11.3원이나 오르며(원화약세) 1125.0원으로 마감했다. 이 역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대두에 따라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됐다.

미국 기준금리 가능성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자금이탈을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환율상승(원화약세)는 수출주력기업의 숨통을 어느정도 트여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수출상승에 따른 건전한 환경조성에 따른 환율 하락(원화강세)이 아닌, 외국인 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오면서 나타난 환율 하락으로인해 수출주력 기업들의 가격경쟁력과 이윤은 크게 축소됐었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올 하반기 수출주력 기업들의 영업익 상승을 기대해볼만하다.

지난 주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연설 후폭풍이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봤다.

주식시장에 드리워진 ‘불확실성 리스크’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제 원유가의 견조한 상승과 신흥국 시장의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미국 금리인상의 충격이 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흥 시장의 경제 기초 여건이 지난 연말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해 미 금리 인상이 이머징 금융시장의 불안을 재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 팀장역시 “옐런의 발언은 연내 금리인상이 예고 돼 있음을 다시 한 번 넌지시 알려준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옐런 발언은 미국 경기에 대한 신뢰를 표시한 것으로, 코스피가 하락하더라도 제한적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매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투자비중을 저울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4년 잭슨홀미팅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시사가 신흥국 자금 흐름을 변화시키는 트리거였다”며 “향후 2~3개월간은 신흥국 주식에서의 자금 유출을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신흥국 주식시장이 양호했던 것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가능성이 연기되며 유동성 낙수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국면에서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일시적으로 위축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인 차익실현 매물 출현 가능성 커져...“금융‧수출주 비중축소 바람직”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 출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 종목에 주의를 당부하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경기민감주에 매수를 확대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 사이클이 순매도로 전환됐을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이 매도를 집중하고 있는 원자재관련주, 수출주, 금융주 등은 비중축소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가 시작된 지난 25일과 26일의 수급을 바탕으로, 국내 기관 수급이 집중된 통신서비스, 호텔‧레저, 자사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오 연구원도 “지수의 상승 여력이 낮아졌기 때문에, 인덱스 추종 전략보다는 섹터 및 테마 중심의 적극적인 운용전략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T, 지주사, 은행, 건설, 기계 등 경기민감주가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는 아직 과도하게 비싸지 않고, 과거대비 삼성전자 및 삼성그룹주로의 쏠림도 과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한 구조조정에 의한 흑자전환 기업(LS, 현대중공업, 두산, 삼성물산, 한화)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이슈로 급락했던 LG생활건강등 생활용품주도 센티멘트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상승세는 이어질까

이날 하루 만에 원‧달러 환율이 11.3원이나 오른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 폭이었다.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6.1원 상승한바 있다.

이날 환율 급등은 미국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6일(현지시각) "최근 몇 개월 동안 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달러는 앞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약세 의견보다 앞서고 있다.

민경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밤에 발표되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와 9월 2일 발표되는 미국 8월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원화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면서 "만약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미 달러화 강세, 원‧달러화 상승(원화약세)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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