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6.09.07 17:22

7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5.2원 하락한 1,090.0원을 기록하면서 20여일만에 연저점을 경신하였다. 참고로 연저점은 8월 16일 1,092.49원 이었다. 미국 경제지 표 부진에 따른 9월 조기 금리인상 기대감 약화로 달러화 가치가 전일 급락한 영향이 원·달러 환율의 재급락(원화 강세)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하이투자증권의 'F/X Analysis' 자료에 자주 언급한 바와 같이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원·달 러 환율이 좌지우지 되는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관심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원화 추가 강세) 여부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원화 강세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근거는 첫째, 미 연준의 조기금리인상 가능성 약화이다. 미 연준이 예상외로 9월 FOMC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지만 현재 여건상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향후 2차례(11월, 12월) 남아 있는 FOMC회의 일정상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 글로벌 유동성이 금리인상 우려에서 벗 어나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대되면서 원화를 포함한 이머징 통화의 추 가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중국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이다. 원과 위안간 상관관계가 최근 약화되었지 만 중국 경기와 금융시장 흐름은 원화 흐름에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인데 중국 변 수가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중국 경기지표가 완만하지만 일부 개선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고 금융시장도 뚜렷한 안정세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상해종합지수 가 6일 종가기준으로 2월 저점대비 16% 반등했고 특히 홍콩 H지수는 2월 저점 대비 약 32% 상승했다. 2월초 150bp까지 급등했던 중국 CDS 역시 6일 기준으로 96.9bp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중국 금융시장이 최근 눈에 띄게 안정되고 있다.

셋째,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시장 유입 지속이다. 국내를 포함해 이머징 시장으 로 글로벌 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높다는 점도 원화는 물론 이머징 통화의 추가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 지연과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 펀더멘탈 강화 그리고 ECB 및 BOJ의 유동성 확대를 중심으로 한 추가 부 양정책 등은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시장 유입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넷째, 미국 대선 리스크이다. 여론 지지도에서 클린턴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11 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리스크는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 특히 BHC 법안 제정과 이번 대선 이슈중의 하나가 보호무역 강화라는 점에서 한국을 포함한 대미 흑자 국가들의 경우 이전처럼 외환시장 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투기적 세력으로 하여금 원화 강세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이다. 국내 경기둔화 리스크로 4분 기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가 컨센서스이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 강화와 함께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은 국내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요인 이 되고 있다.

오는 11월중순까지 달러당 1080원 수준 이어질수도

당사는 4분기 초중반까지 원·달러 환율의 밴드 하단이 1,080원 수준까지 낮아지 는 원화의 제한적 강세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였고 이러한 전망기조는 유효한다는 판단이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1,080 원 수준을 하회할 여지도 있지만 국내 경제 펀더멘탈을 고려할 때 1,080원 이하 에서 안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12월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과 ECB 및 BOJ의 추가 부양정책이 달러화의 급격한 하락을 제어할 것이라는 점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한편, 원화 강세 영향은 국내 수출경기 회복이나 3분기 기업이익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원화 강세 기대감에 기댄 추가적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기대된다는 측면에서 원화 강세가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 일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유입확대는 궁극적으로 이머 징 경기회복에 기여하면서 국내 수출경기에도 시차를 두고 우호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도 기대된다.

요약하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와 1,100원대 이하 환율이 다소는 부담스럽 지만 한편으로 원화를 포함한 이머징 통화의 강세가 이머징 펀더멘탈 개선의 시그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과도하게 우려할 리스크는 아직 아니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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