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석
  • 입력 2016.09.22 15:41

정부가 막대한 혈세를 들여 추진하는 말산업육성사업과 승마장 건립사업이 예산만 낭비한 채 돈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홍문표 의원(새누리당)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승마장별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743억원을 지원받아 만든 모두 79개 승마장 가운데 48개(60.7%)가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예산이 투입된 공공승마장 28개와 정부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돼 예산이 지원된 51개 승마장의 평균 적자액은 4029만원에 달했고, 가입된 회원수는 평균 22명에 불과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일회성 행사인 학생승마체험비로 167억원의 국비(한 사람당 30만원지원)가 지원됐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이들 승마장에 가입된 회원수는 평균 17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되고 전국 최대의 사업비(410억원)가 지원된 경북에는 58개 승마장 가운데 35개 승마장이 적자에 허덕였다. 이들 승마장의 평균 적자액은 평균 8억8000만원, 회원수는 평균 18명에 그쳤다.

구미시가 64억원을 투입하고 농식품부가 25억원을 지원해서 2011년 개장한 구미시 공공 승마장은 매년 적자폭이 커져 지난해 4억8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원수는 14명에 불과했다.

정부가 2012년부터 말산업 육성법에 따라 말 산업을 농업·농촌의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까지 총 1580억원의 혈세를 투입했으나 말 산업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2년 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1차 5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말 두수를 3만두에서 5만두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말 두수는 오히려 2만6000두로 줄었다.

말 사육농가도 1900호에서 1447호로 감소하고 승마인구는 2만5000명에서 1회성 체험자를 제외하면 7718명으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말 전문인력을 1100명 확보하고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관련 공무원도 사업성과를 파악하지 못한 실정이다.

실태조사가 간단한 설문조사 형태로만 이뤄진 점 등과 맞물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말 산업 육성사업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은 “정부가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이라며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부었다”며 “하지만 승마장이 시내에서 20-30km떨어진 지역에 건설하다보니 찾는 사람이 없어 예산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 2차 말 산업육성계획을 세워 수 백억원의 혈세를 추가 투입할 계획을 세우는게 큰 문제”라며 “승마장을 새로 늘리는 것보다 현재 운영하는 승마장의 운영방안을 제대로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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