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9.26 10:00
<사진출처=YTN 영상 캡쳐>

[뉴스웍스=김벼리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통과한 뒤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 및 야당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정기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등 여야 간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의 녹취록이 지난 25일 공개된 뒤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런 와중에 26일 첫 국정감사에 야당 의원만 참석하는 등 '반쪽짜리'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새누리당은 심야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이 지난 24일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본회의장에서 누군가와 대화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정 의장은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 아니면 어버이연합 (청문회) 둘 중에 하나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새누리당이) 안 내놔. 그러니까 그냥 맨입으로는 안 되는 거지 뭐"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26일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은) 민주당 하수인에 불과하다"며 "대한민국 입법부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는 분"이라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은) 아무런 명분도 없이 오로지 야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고 말았다"라며 "명색이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이 '맨입' 운운하면서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국민과 헌법, 국회법을 우롱하고 조롱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을 상대로 세월호 특조위 연장, 어버이연합 청문회 이걸 해임건의안과 맞바꾸려는 정치 흥정이 이뤄지지 않으니 요건도 없고, 명분도 없는 해임건의안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정세균 의원이 자기 입으로 고백하는 것 아니냐"며 "정 의원은 즉각 국회의장직에서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정감사를 잠시 물리더라도 무너진 의회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오늘부터 의원님들은 국회의사당 주변에 대기하며 원내지도부와 함께 행동해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의장의 사적인 말씀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볼 때 그것은 중립성을 위반한 발언이 아니라 극한의 대치를 막기 위해 의장이 중재자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정 의장을 옹호했다.

그는 "나는 해임건의안 강행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취소를 주장하는 중에 정 의장이 방미 중에 여당은 세월호 특조위나 어버이연합 청문회 등 야당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야당은 해임건의안을 막으라고 했었다"고 정 의장의 중재 시도 사례를 소개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정 의장의 차수변경 절차를 문제 삼는 것을 두고선 "(새누리당과 국무위원들의) 해임건의안 지연전술 때문에 차수변경한 것"이라며 "본인들이 의사일정을 지연하고 차수변경의 법적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는 이런 방식은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불참에 대해선 "안타깝게도 새누리당이 국감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해 반쪽짜리 국감으로 시작하게 돼 대단히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국감을 보이콧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새누리당은 오늘이라도 입장을 바꿔서 국감에 참여해 제대로 된 의회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비대위에서 "왜 새누리당은 개헌특위를 해주겠다면서 해임건의안을 취소해달라고 하느냐"며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야당이 하면 불륜이냐"고 꼬집었다. 정의장을 비난하고 있지만 결국 새누리당도 해임안을 두고 정치 협상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의석으로 (김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가능하다"며 "(탄핵소추안이 가능한데도 해임건의안을 선택한 것은) 해임건의안과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 어버이연합 청문회로 마지막까지 대화하려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세균 국회의장도 같았다"며 "정치는 대화와 타협, 협상의 산물"이라고 발언, 정 의장의 녹취록 논란을 정치적 중립성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의장께서 최근 개회사, 3당 원내대표 방미단, 해임건의안 처리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이셨다"고 정 의장을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1년5개월 남았다. 모두 난리"라며 "물류대란, 지진, 노동계 총파업, 미르·K재단, 한마디로 대통령도 인정했지만 비상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대통령은 이런 시국에서 대통령과 다른 어떤 말도 허용할 수 없고 오직 대통령의 실정을 지적하는 국민과 국회, 언론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한마디로 당신 맘에 들지 않으면 모두 불순세력, 국정 방해세력으로 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오늘의 비상시국을 누가 자초했는지 자문하면 현재처럼 하면 안 된다"며 "해임건의안도 마찬가지"라고 박 대통령의 김재수 해임건의안 수용을 촉구했다.

한편 이같이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26일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긴 했지만 여당의 보이콧으로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감사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외통위 위원장인 심재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된 2016 외통위 국감개회를 선포했다. 10시에 열린 미래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입장하지 않았다. 한편 농해수위 및 교문위는 국정감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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