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연기자
  • 입력 2016.09.28 13:36
[뉴스웍스=이동연기자] 정부가 석유화학업계에 공급과잉 품목에 대한 사업재편을 강하게 주문했다.

주형환(사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요 석유화학업체 대표들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석유화학 산업은 중추적인 기간산업이지만 대내외 환경 때문에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며 “향후 고유가 시대와 후발 개도국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석유화학 컨설팅 보고서’ 발표 당일에 개최된 것으로 정부의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를 앞두고 이뤄졌다.

이날 발표된 ‘석유화학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33개 주요 품목 가운데 4개 품목이 공급과잉으로 나타나 해당 품목에 대한 빠른 사업재편 필요성이 제기됐다. 폴리에스터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테레프탈산(TPA)는 단기간에 설비 조정이 이뤄져야 하고, 설비 감축과 전환이 진행 중인 장난감용 플라스틱 소재 폴리스티렌(PS)은 추가 설비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증설 없이 고부가 품목으로 전환이 필요한 품목으로는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BR, SBR)와 파이프용 소재인 폴리염화비닐(PVC)이 지목됐다.

현재 이들 4개 품목이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 전체 생산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대표적인 석유화학 대기업들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나가야할 방향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인식과 태도를 가늠할 수 있는 1차적인 잣대가 될 것이라는 게 산업부의 판단이다.

주 장관은 제시된 공급과잉 품목 중 특히 테레프탈산에 대해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수출액이 45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대표적인 효자 수출품목이었으나 최근 중국의 자급률이 100% 이상 상승한 이후 수출이 70% 가량 급감한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이라며 “관련 업계에서는 조속한 설비 통폐합 등 사업재편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주 장관 이어 “만일 선제적인 설비 통폐합 등 사업재편에 나서는 업체에 대해서는 ‘기활법’에 따른 세제, 금융, R&D 등 인센티브와 함께 상법과 공정거래법 상 절차 간소화 등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업계 대표들은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지원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국민들의 기대 속에서 실기(失期)하지 않도록 관련 업계에서 지혜를 모아 공급과잉품목들의 설비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발표된 석유화학 컨설팅 보고서를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오는 30일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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