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소운기자
  • 입력 2016.10.03 12:06

롯데·SK, 패자부활전? 신세계·HDC, 2연승? 현대百, 재수생 성공?

[뉴스웍스=이소운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마감일인 4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특허권 4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특허권 입찰 경쟁은 대기업 몫의 티켓 3장을 놓고 지난해 사업권을 뺏긴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의 ‘패자부활전’일지, 지난해 한차례씩 사업권을 따낸 신세계DF와 HDC신라면세점이 ‘2연승’을 할지, 지난해 7월 고배를 마셨던 현대백화점의 ‘재도전’이 성공할지를 가르는 5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면세점 대전에서는 강남을 입지로 선정한 업체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들 업체는 서울 시내면세점들이 강북에 주로 몰려 있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을 강남 면세점을 거점으로 강남권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월드타워점을, 현대백화점은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확정했다. 또 HDC신라면세점은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산업개발의 본사 아이파크타워를 입지로 내세웠으며 신세계DF도 서울 고속터미널 부지의 센트럴시티를 입지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만 광진구 워커힐면세점을 입지로 선정한 가운데 각 기업들은 점수를 따기 위해 자신들만의 강점을 어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특허권을 뺏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기존에 해외 명품 빅3로 불리는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를 유치하고 있었던 만큼 브랜드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또 지난해 하루 평균 4000여명의 외국인 방문객이 방문해 매출도 6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탄탄한 집객력을 확보하고 있다. 123층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와 롯데월드·백화점 등 쇼핑·문화 콘텐츠를 갖춰 관광객 흡수에 한층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지난해말 특허권을 뺏긴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23년간 축적된 면세사업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데다 올초 취임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호텔부터 미식, 카지노와 휴양이 하나로 합쳐진 복합리조트형 면세점을 꾸미는 것이 목표”라며 “주변 교통이 혼잡하지 않고 대형버스 수용 공간이 넉넉해 교통 대란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최대 강점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투자여력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의 부채 비율은 52.8%(롯데 138.1%, 신세계 95%)로 경쟁사 대비 매우 낮은데다 현금성 자산도 7000억원 수준으로 충분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인근 지역은 국내 MICE 산업(회의·인센티브관광·컨벤션 등)의 거점인 코엑스몰, 도심공항터미널과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좋은 입지를 자랑한다.

HDC신라의 경우 현대산업개발의 입지와 신라면세점의 운영 노하우가 결합돼 창출하는 시너지가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사업권을 획득한 용산점과 연결해 강남북 면세점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강북 면세점이 단체 관광객들을 노린 대형 면세점이라면 강남에 선보일 신규 면세점은 개인 관광객들이 타깃”이라며 “코엑스 인근에 현대차 신사옥이 들어서고 영동대교 일대부터 잠실 운동장까지 서울시가 재계발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즐길 거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호재”고 말했다.

신세계 역시 오랜 유통 업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브랜드 유치능력이 강한데다 지난해 사업권을 획득한 신세계 본점과 연결한 강남북 면세점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볼만하다.

센트럴시티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비롯해 호텔, 영화관, 서점 등이 밀집해 있고 지하철· 버스·공항 버스 등이 연결되는 대중교통의 요지인 만큼 신세계는 강남 일대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명동권과 다른 새로운 문화·예술·관광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서울 시내 면세점이 4개나 늘어나게 되면 더 이상 추가 진출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면세사업의 핵심인 규모의 경제에 부합하는 업체, 선제적 투자가 가능한 업체 등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이 밝힌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의 평가요소는 경영능력(300점)과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250점), 관광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150점) 등 5가지이며 총점은 1000점이다.

한편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 1장의 티켓은 대기업과의 경쟁 부담으로 인해 한곳도 신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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