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광종기자
  • 입력 2016.10.04 14:56
중국 산둥(山東) 남부의 랴오청(聊城)의 옛 성루 모습이다. 산둥에서 역사적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산둥은 동이의 발자취를 짐작해볼 수 있는 지역이다.

중국의 문명적 요소는 아주 다양한 갈래를 보인다. 흔히 중국을 ‘황하(黃河) 문명’이라고 하는데, 이는 일종의 ‘무단(武斷)’이다. 이 무단이 무엇인가. 조심스럽고, 차분하며, 이지적으로사물이나 현상 등을 바라보지 않는 자세다. 칼로 무 베어내듯, 일도양단(一刀兩斷)으로 앞뒤 위아래를 뚝 잘라내고 한 면만을 강조하거나 내세우는 일이다.
‘중국’이라는 곳에 숨어 있는 다양한 갈래를 단칼에 자른 뒤 그 중의 일부분인 ‘황하’만을 내세워 “중국은 황하문명의 소산”이라고 한다면, 이는 정말 터무니없는 재단(裁斷)에 해당한다. 끊을 때 끊더라도, 전후좌우(前後左右)의 맥락을 잘 살펴야 한다.

중국은 보는 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적어도 몇 개 이상의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진 문명체다. 우선 많은 이들이 주장하는 황하의 요소가 있고, 이 시리즈의 1회에서 소개했듯 삼성퇴(三星堆)의 발굴 결과가 말해주는 서남(西南), 장강(長江) 이남의 강남권에 속하는 초(楚), 동남부 연안에 발달한 오월(吳越) 등이 있다.
장강 이남이나 중부 지역의 그런 다양성에 비해 북방은 다소 갈래가 단순하다. 그 중에서 황하의 문명적 요소는 서북부에 편중해 있고, 동쪽에는 이른바 ‘동이(東夷)’라고 하는 또 다른 요소가 존재했다. 우리가 이 번 회에서 탐구할 대상은 바로 이 동이다. 그런 동이의 문명적 요소를 잘 간직해 이를 중국이라는 시공(時空)의 무대에 화려하게 펼친 곳이 바로 산둥(山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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