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10.10 16:22

[뉴스웍스=김벼리기자] 국민연금이 일본 전범 기업 72곳에 8800억원 규모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중 절반이 넘는 기업이 투자손실을 기록 중인 상황이라 여러모로 투자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6월 말 일본 전범 기업 72곳에 8800억원어치를 투자했다.

투자규모는 지난 2013년 말 51개 기업 6008억원, 2014년 말 74개 기업 7646억원, 2015년 말 77개 기업 9315억 등 매년 커져왔다.

특히 72개 기업 가운데 55.5%에 해당하는 40개 기업의 투자수익은 마이너스였다. 도요타 -279.1%, 건설중장비 업체인 고마쓰 제작소 -127%, 니폰제강&스미토모금속 72.1%, 구보타 -65%, 파나소닉 -60.5% 등 평가손실이 심각했다.

따라서 “전범 기업이라고 무조건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 등을 고려해 투자한다”는 국민연금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남인순 의원은 "국민연금의 전범기업 투자 추이를 보면 점점 기업수도, 평가금액도 증가하고 있고 문제는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 평가손익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며 "평가 손익이 클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를 해온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월 국민연금법에 사회책임투자와 관련된 근거 조항이 마련됐고 국민연금이 올해 4월 기금운용 지침에 세부 지침을 마련했지만 아직 사회책임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기반을 둬 보다 엄격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전범 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런 기업에 투자할 때 벤치마크 지수에 따라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전범기업이) 포함된 것"이라며 "기금 규모 자체가 늘면서 절대액이 늘어난 점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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