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0.11 15:16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삼성전자가 11일 ‘갤럭시노트7’ 판매를 사실상 접었다. 생산도 곧 중단될 전망이다. 피해액만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을 선언했으나 국내에서도 곧 철수 조치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미 KT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을 독자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직전 모델인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가 '갤럭시노트7' 후속 모델 출시 전까지 모바일부문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애플의 ‘아이폰7’에 대한 반사이익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주가에도 즉각적으로 반영돼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74%오른 116.05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알레로 지노 연구원은 최근 외신을 통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태로 아이폰 판매량은 1400만~1500만대 정도 더 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당초 예상 판매량보다 7% 더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추정치일 뿐 아이폰7의 반사이익은 실적발표가 나와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일단 '갤럭시S7'으로 재정비

삼성전자는 당분간 ‘갤럭시노트7’의 철수에 따른 수습이 불가피하지만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전 세계시장을 휩쓴 갤럭시S7과 ‘S7엣지’를 앞세워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후속 제품을 내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불과 몇 개월전 큰 인기를 모은 갤럭시S7시리즈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갤럭시S7과 S7엣지는 갤럭시노트7이 갖고 있는 최상위 스펙은 물론 방수기능도 비슷한 수준이다.

美선 '갤노트7'대신 '갤S7'으로 교환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에서 갤럭시 노트7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교환‧환불 정책을 발표했다. 같은 수준으로 국내에서도 2차 교환‧환불 조치가 시행될 예정이다.

눈여겨 볼 것은 미국에서 노트7의 교환 품목은 같은 제품이 아닌 갤럭시S7이나 S7엣지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갤럭시노트7 사용 중인 소비자들은 갤럭시S7 및 갤럭시S7 엣지로 교환하거나 구매처에서 전액 환불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차액은 소비자들에게 돌려 줄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대신 갤럭시S7 교환과 더불어 갤럭시S7의 판매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9월 국내 판매1위는 ‘갤럭시S7’

갤럭시노트7은 지난 8월19일부터 국내에서 판매된후 같은 달 24일부터 배터리 발화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후 9월 국내 스마트폰1위는 갤럭시S7이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현재 갤럭시S7이 갤럭시노트7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다.

성탄절 연휴와 연말을 앞두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래그십(기업의 기술력을 집약한 최고급사양 제품)모델에 대표선수가 잃는 것은 수익감소만이 문제가 아니다. 제품 및 브랜드 이미지 추락에 따른 무형의 손실이 어마어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노트7 후속 모델 개발을 서둘러 진행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애플에 구글까지...녹록지않은 플래그십 시장

아이폰7을 출시한 애플에 이어 구글도 최근 플래그십폰을 들고 나왔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갤럭시노트7의 대체제가 아이폰7뿐만 아니라 구글의 ‘픽셀’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한바 있다.

구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과 ‘픽셀XL’을 공개했다. 픽셀 시리즈에는 안드로이드 7.1 운영체제(OS)와 4기가바이트(GB) 램, 퀄컴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 등이 탑재됐다.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도 장착됐다. 32GB 모델 기준으로 픽셀의 가격은 649달러(약 72만4000원), 픽셀XL의 가격은 769달러(약 85만8000원)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해 아이폰과 같은 차별화 전략이 쉽지 않은 것도 앞으로 삼성전자 플래그십폰의 걱정거리다.

한편 국내 후발업체들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조치에 따라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 중단 이슈는 경쟁 모델인 LG전자 V20에 시장점유율 반등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LG화학도 수혜 업체로 부각되고 있다. 갤럭시노트7에 납품했던 삼성SDI배터리에 대해 당분간 고객사들의 외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안전 문제가 부각됐다”며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LG전자 스마트폰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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