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6.10.12 10:07
세계를 휩쓴 로크앤롤의 열풍은 아직 거세다. 현대 팝 음악을 상징하는 전자 기타 등 밴드 구성에 필요한 악기들이다. 최근 브릿팝이 미국에서 또 한 번의 열풍을 일으켰다.

한류, k-pop은 뜨는 해다. 한국 전통문화에서 한류의 뿌리를 찾으려 하는데 실은 영국이 원류로 보인다. 지는 해, 아니 저문 해라는 영국이 한창일 때 영국의 대중음악을 통칭해서 브릿팝(Britpop)이라고 한다. ‘영국의 공습(British Invasion)’이라는 별명의 영국 록큰롤은 비틀즈(The Beatles)와 롤링스톤즈(Rolling Stones)를 필두로 1960년대와 1970년대를 풍미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1980년대 데이빗 보위(David Bowie)와 퀸(Queen)이 그 자리를 대신하였고 1990년대를 넘어서서는 U2를 필두로 오아시스(Oasis)나 라디오헤드(Radiohead) 등이 차트를 석권했다.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드라마, 영화, 보이 밴드 등으로 시작한 한류는 걸그룹에서 꽃을 피우고 결정적으로는 싸이(Psy)라는 걸출한 아티스트를 배출한다. 한류에 힘입어 우리도 “신발공장”이라는 별명의 제조국에서 문화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며칠 전 미국의 캘리포니아 인디오 코첼라(Coachella)에서 새로운 록페스티벌이 ‘사막 여행(Desert Trip)’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원래 4월에 개최했던 코첼라 페스티벌은 세계 3대 음악 축제라고도 하는데 이번에는 10월 7~9일에 색다른 기획을 선보였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를 한 장소에 모은 것이다.

밥 딜란(Bob Dylan), 롤링스톤즈(Rolling Stones), 닐영(Neil Young),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Paul Mcartney), 더 후(The Who), 핑크 플로이드의 로저 워터스(Roger Waters) 등 총 여섯 가수와 밴드가 출연했다. 속내를 아는 사람이 보기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이 대단한 가수들이다. 반전(反戰) 포크가수의 대부 밥 딜란, 50여년을 한결같이 히트곡을 만들어 온 롤링스톤즈, 천재 포크록가수 닐영, 비틀즈의 간판 폴 매카트니, 뮤지컬 토미의 주인공 더 후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의 로저 워터스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아니 1980년대까지를 석권한 이들이다. 평균 활동 경력이 50년이고 평균 나이 70이다.

60~70파티다. 돈 많은 이를 위한 슈퍼 콘서트라 티켓 값도 비싸다. 그러고 보니 관객도 50~60대다. 옆에 앉은 60대 노인들이 히피 복장으로 꽃단장하고 마리화나를 피우며 춤을 추고 논다. 졸업 후 30년 지나 다녔던 고등학교나 대학 캠퍼스를 다시 찾듯 이제 40년 50년이 지나 1969년 뉴욕 근처 우드스탁에서 열렸던 페스티벌이 재현된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중장년 관객들은 아마도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대세일 것이다.

그런데 보라. 6명의 대표적인 가수 중 밥 딜란은 미국이고 닐영이 캐나다다. 나머지는 다 영국 보이밴드 출신이다. 중심 되는 대규모 공연은 모두 영국밴드다. 한 마디로 브릿 팝 페스티벌이 미국에서 열린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영국의 공습이 50년을 이어 왔다고 과시하는 것 같다.

이 공연은 뜨는 해 한류의 앞날을 생각하게 한다. 그 때가 되면 한류 밴드의 중심이었던 소녀시대는 어디에 있을까? 그들 소녀시대, FX 등은 계속적인 히트곡을 만들어 내며 50년 후에 그런 페스티벌에서 춤추고 노래할 수 있을까? 지는 해라고 하는 영국은 아직도 새로운 밴드가 나오고 래디오헤드나 뮤즈(Muse)같은 중년 밴드까지 지속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류의 그토록 빛나던 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핑크 플로이드의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페스티벌을 뒤로 하고 떠나며 드는 생각이다. 30년 후 래디오헤드나 오아시스와 함께 공연할 한류 가수는 누구일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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