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10.12 11:47

[뉴스웍스=최안나기자]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며 고용시장의 한파가 더욱 맹렬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흔들리며 양질의 일자리가 축소되고, 청년층의 '고용 절벽'은 갈수록 가팔라지는 추세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은 꽁꽁 얼어붙은 우리 경제의 고용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고용이 위축되면 가계의 수입이 줄어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기업의 생산과 투자를 줄이는 요인이 되는데 현재 대내외 경기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 이 같은 악순환을 타개할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우선 9월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대비 26만7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8월 30만명선으로 올라선지 한 달 만에 20만명선으로 떨어진 것이다. 8월 30만명선으로 '반짝 상승'했던 것도 그 전해 메르스 사태로 고용이 고꾸라졌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의 고용 위축은 하반기 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 부문의 고용위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조선과 해운업의 구조조정, 수출 부진에 따른 전반적인 제조업체의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제조업 부문 취업자는 9월 7만6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2년 6월 5만1000명 감소한 이후 지난 7월 49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고, 감소폭은 매달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지나달 감소폭은 2012년 4월 8만명 감소에 이은 최대 수치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조선업 경기가 둔화한 데다 제조업이 부진하다 보니 제조업 취업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1~9월 평균 취업자 증가 규모가 29만8000명이었는데 9월은 그보다 조금 낮다"고 설명했다.

실업률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국 실업률은 전년 동월대비 0.4%포인트 상승한 3.6%로 올랐다. 9월 기준으로 2005년 이후 11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조선과 해운업의 부진은 지역 고용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구조조정 여파가 큰 울산과 경남, 부산은 전년 동월대비 실업률이 각각 0.5%포인트, 1.1%포인트, 1.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부산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로 실업률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 역시 실업률이 모두 상승했다. 이중 1%포인트 이상 오른 시도가 광주(1.2%포인트), 충북(1.1%포인트), 대전(1.1%포인트) 제주(1.0%포인트) 등 6곳이나 됐다. 

청년(15~29세)들의 상황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따. 청년실업률은 전년 동월대비 1.5%포인트 오른 9.4%로 9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은 올해 들어 9~12%씩의 높은 수치를 유지해오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은 9.9%였다.

다만 청년층 고용률은 0.8%포인트 오른 42.5%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0.3%포인트 상승한 66.4%를 기록하며 40개월 연속 상승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청년실업률이 올라갔지만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청년이 늘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모두 올라간 것이다.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5000명 늘어난 16만7000명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9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6년 6월 이후 최대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자영업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1.5% 증가한 8만6000명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제조업 부진에 이어 일부업계의 파업 장기화, 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라며 "추경과 함께 10조원 규모의 추가 재정보강 대책을 신속히 추진해 민간활력 제고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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