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0.12 11:56

이달 자동차 수출 전년比 51.9%, 휴대폰 31.2% 감소

멈춰선 화물차. 지난 10일부터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산항에 화물차들이 운행을 중단한채 멈춰서있다. <사진=채널A영상캡쳐>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엎친데 덮친격이다. ‘파업’과 ‘갤럭시노트7 단종’. 우리나라 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휴대폰과 자동차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국내 완성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장장 6개월째 임금협상 중이다. 현대차 노조 사전에 ‘임금 동결’은커녕 ‘물가상승률 수준의 임금인상’은 없다. 그동안 24차례 파업을 하는 동안 수출은 급전직하다.

이달 들어 차 수출 전년比 51.9% 감소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의 경우 지난 9월 전년동월대비 24.0%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더 심각하다. 10월1~10일까지 자동착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대비 마이너스 51.9%다. 반토막 수준을 넘어섰다. 신흥국시장의 수요감소 때문이라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7월19일 첫 파업에 돌입한 이래 이달 초까지 24차례 파업 실시로 생산차질은 14만2000대,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수출차질액은 1조9000억원 수준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약 17억8000만달러(1조9000억원)가 감소한 셈이다.

수출만 문제가 아니다. 완성차 제조업체의 실적부진은 고스란히 부품업체로 전가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차 파업으로인해 1차부품 협력업체 348개의 피해액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2차,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2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중소형 부품업체 도산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4분기 휴대폰수출마저 '암울' 

휴대폰 수출부진도 심각하다. 스마트폰시장은 중저가폰을 앞세운 중국과 플래그십폰 시장을 선도하는 애플 사이에 크래킹넛 상태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에 OS를 납품하는 구글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런 환경속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단종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휴대폰 수출은 지난 9월 전년동월대비 27.9% 감소한데이어 이달들어 10일까지 마이너스 31.2%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피해액은 2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실질적으로 투입된 비용 문제여서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포함한 무형자산 손실액은 추정이 불가한 상황이다.

○. 9월, 10월(10.1~10) 자동차·휴대폰 수출감소 추이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올 들어 차·휴대폰 수출비중 21.5%→16.5%

한국무역협회의 수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에서 자동차와 휴대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기준 21.5%에 달한다. 자동차는 15.5%, 핸드폰은 6%였다.

올 들어선 이들 업종의 수출비중이 줄어들었다. 올 들어 지난 8월말현재 총수출액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0.2%, 휴대폰은 5.9%로 합하면 16.1%에 불과했다.

게다가 현대차 파업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로 올 4분기에 큰 만회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우리나라 4분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약 3.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올 하반기 예측시 올 4준기 수출은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갤럭시노트7 사태와 현대차 파업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마이너스 추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출 혈관도 막혀 

수출의 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물류산업역시 멈췄다.

지난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이후 공해상에 한진해운 소속 선박이 멈춰선 것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이후가 문제다. 한국을 대표하는 해운업체의 부도로 인해 올 4분기부터 수출 화물 운송비 인상은 가시화되고 있다.

때 맞춰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는 사흘째를 맞고 있고 철도 파업역시 진행 중이다. 이날 현재 철도 운행은 평상시의 84%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시장역시 녹록지않다. 신흥국 시장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미국역시 보수층이 지지하는 공화당의 대선 패배가 목전이다. 유럽역시 브렉시트 여진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마저 낙관적이지 않다.

◆ 유류값· 환율상승 덕분..."그럭저럭 올 4분기 넘겨도 내년이 문제"

전문가들은 올 4분기 대내외에서 동시에 밀려오는 위기로 인해 한국경제가 무너질 수준은 아니라는 데 대다수가 고개를 끄떡인다.

유류가 인상여력이 있고 수출부진에 따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약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위 우리나라 경제의 체력이 회복된데 따른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미래 산업에 대비한 과감한 변신없이 위기는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휴화산처럼 남겨져 있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산업계는 제조업 위주로 미래 산업에 대비한 혁신을 서둘러야 할 상황”이라며 “정부역시 미래 산업 육성과 취약업종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는 내년, 내년보다는 내후년이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민관이 합동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 서서히 밀려오는 위기 상황을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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