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5.11.11 11:54
10월 취업자수가 5개월만에 최고치로 나왔지만 체감지수는 훨씬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몇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인 이현오(29)씨는 얼마전부터 학교 선배의 사무실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공무원시험 준비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직 창업초기라 거의 선배 혼자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이현오씨는 이런저런 잔일을 도와주고 시간나는 틈틈이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얼마 안 되는 급여지만 부모님께 용돈 타 쓰는 것도 눈치 보이고, 매일 도서관으로 나가는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선택한 일이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은 주요 지표를 놓고 보면 분명 개선되는 분위기다. 취업자수는 37만9,000명 늘어나 5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7.4%로 2013년 5월 이후 2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숫자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고용한파'가 누그러지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눈에 보이는 일자리는 늘고 실업자는 줄었지만 고용의 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최근의 경제활동 인구조사를 봐도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지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도 커지고 있다. 

우선 실업자수는 줄고 있지만 실업자의 범위에 추가취업희망자와 잠재구직자 등을 포함해 계산한 '체감 실업률'은 10.5%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즉 다른 직장을 준비하면서 일시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구직자 등을 실업자로 간주했을 경우 실업률은 훨씬 높아지게 된다. 취업준비생은 6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2,000명, 14.7% 증가했다. 

증가하는 취업자수를 견인하는 연령대도 50대 이상의 고령층이다. 지난달 50대 이상의 취업자는 12만5,000명, 60세 이상은 13만6,000명 증가해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의 증가폭(10만1,000명)을 훨씬 앞섰다.   

직종별로도  경비, 건물 청소 , 배달, 포장 등을 하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13만6,000명 늘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수와 같은 규모로 증가했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6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6,000명(1.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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