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10.14 09:43
올해 노벨문학상의 깜짝 수상자(surprise winner)는 '노래하는 시인'이라 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Bob Dylan)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밥 딜런을 수상자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미국 음악의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기 때문(for having created new poetic expressions within the great American song tradition)"이라고 밝혔다. 한림원의 사라 다니우스 사무총장은 "이번 선정으로 한림원이 지나치게 비판을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딜런의 노래 제목을 인용해 "아마도 시대가 바뀌고 있는 것(The times they are a changing)"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그리스 시대 호머(Homer)와 사포(Sappho)가 노래와 연주를 위한 시적 텍스트를 썼던 것처럼(They wrote poetic texts that were meant to be listened to, performed) 다시 시대가 바뀌어 노래에 시적 가사를 붙인 가수에게 문학상을 수여하게 됐다는 의미다. 

한림원이 인용한 'The Times They are a-Changin''은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민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으로 그의 곡 중 가장 빼어난 가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구절 하나. 

'And don’t speak too soon for the wheel’s still in spin( 수레바퀴는 계속 돌고 있으니 섣불리 말하지 마라)/ And there’s no tellin’ who that it’s namin’(바퀴가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것)

For the loser now will be later to win(지금의 패자는 훗날 승자가 될지니)/ For the times they are a’ changin’(시대는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레바퀴(Wheel)는 영미 문화에서 운명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 흔히 우리가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라고 표현하는 것은 운명의 여신(Fortuna)이 거대한 수레바퀴를 굴리고(spin), 거기에 매달린 인간들이 인생의 행운과 불운을 왔다갔다 한다는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의 수상에 문학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의 노래 가사처럼 시대는 변하고 운명의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간다. 수레바퀴의 꼭대기에 누가 올라가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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