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소운기자
  • 입력 2016.10.19 16:24

이달내 쇄신안 발표...'글로벌 롯데' 향한 M&A 등 사업확장도 재개할듯

[뉴스웍스=이소운기자]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함에 따라 '구속 기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하지만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올스톱'됐던 사업을 정상화하기까지 롯데그룹은 갈 길이 멀다.

우선 신 회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앞으로 적어도 1년여 동안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형제간 경영권 싸움’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기업 이미지가 추락할대로 추락한 롯데그룹은 ‘새로운 롯데, 변화하는 롯데’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강도 높은 그룹 쇄신안을 수행해야 하는 더 무거운 숙제까지 안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날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오랫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며 "롯데가 사회와 국가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앞으로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롯데그룹은 이르면 이달 내에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쇄신안에는 ▲호텔롯데 상장 등 기업지배구조개선 ▲순환출자 해소·장기적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 ▲기업문화 개선 ▲적극적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개혁안의 최대 핵심은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다툼, 검찰 조사과정 등을 겪으면서 국민들로부터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불거져 있는 만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를 끊는 작업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을 일본롯데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롯데는 일본그룹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따라서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은 낮추면서 한국 롯데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당초 롯데는 지난 6월 말 호텔롯데의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했으나 6월 초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결국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롯데 관계자는 "이르면 올연말 또는 내년쯤 호텔롯데 상장이 다시 추진될 것"이라며 "그동안 '기존 호텔롯데 일본 주주들이 이익만 키운다'는 지적을 고려해 재추진 과정에서는 일본 주주들의 상장 이익을 줄이는 방안이 강구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신 회장이 지난해 말까지 80% 가까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지만 앞으로 추가 순환출자 해소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형태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목표도 이번 개혁안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다각적인 사회공헌활동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책본부 내 5명 안팎에 불과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전담인력을 대폭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롯데그룹 쇄신 작업에는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롯데그룹 측의 설명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시기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가장 중요하고 주를 이루는 내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라고 설명했다.

또 롯데는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 ▲ 협력사와의 수평적 관계 강화 ▲ 청년 일자리 창출 강화 ▲ 능력중심 열린 채용 확대 ▲ 롯데 액셀러레이터(청년 창업 지원 전문회사)를 통한 창업지원 ▲ 여성 리더 육성 등의 지속적 추진도 약속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신 회장은 그동안 올스톱됐던 투자와 M&A(인수합병)을 재개하는 등 ‘글로벌 롯데’를 향한 신성장동력 확보와 사업 확장 등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가 19일 보바스병원을 인수한 것이 신호탄이다. 의료시설 운영을 통해 공익사업에 참여한다는 이미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 산업으로 떠오른 실버산업 육성의 포석을 마련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면세점을 세계 1위로 키우겠다는 비전에 맞춰 호텔롯데 기업 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해외면세점과 명품 브랜드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호텔롯데의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M&A를 통한 면세점 사업 확장 등이 가능해진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석유·화학 분야의 해외 영토확장도 예상된다. 검찰 수사로 인해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기업인 엑시올사 인수를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통해 롯데그룹이 잃은 것이 많긴 하지만 오너 일가에 의존한 전근대적인 경영 방식,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복잡하게 얽힌 그룹 경영구조 등을 개선하는 호기로 활용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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