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 입력 2016.10.20 13:31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상 첫 국채발행에 성공했다. 높은 경쟁률 속에 175억 달러(약 19조7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올해 신흥시장 국채 발행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경전 '쿠란'의 영향으로 채권시장과는 담을 쌓아왔던 사우디가 이제 국제 채권시장에서 ’큰 손’이 됐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날 만기 5년, 10년, 30년 국채 175억 달러 어치를 발행했다.

채권발행은 대성공이었다.  JP모간체이스, HSBC, 씨티그룹 등이 주선한 거래에는 발행액의 4배가 넘는 670억 달러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사우디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내년 재정적자의 3분의 1을 충당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사우디의 경상적자도 이번 자금으로 모두 상쇄됐다.

사우디 국채에  연기금, 보험사 등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건 매력적인 금리 조건 때문이다.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로 주요국 국채 금리가 바닥, 심지어 마이너스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가운데 사우디는 미국 국채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다.

사우디 국채 5년물은 2.60%, 10년물은 3.41%, 30년물은 4.63%였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이날 1.7432%를 기록한 것을 보면 사우디의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가 2배나 높은 셈이다.

아부다비 상업은행의 모니카 말리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가 국내 자본 조달 한계에 부딪혀 해외 국채발행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면서 "앞으로도 추가 발행이 이어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번 국채 발행에 이어 사우디는 조만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상장(IPO)에 나선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 상장은 IPO 사상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상장을 통해 2조 달러(약 2200조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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