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소운기자
  • 입력 2016.10.20 14:12

올들어 시내면세점 매출 49%나 급증해지만 서울 점포 2배이상 늘어 적자 허덕

[뉴스웍스=이소운기자] 국내 면세점들의 올 3분기까지 매출이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9월 국내 면세점 50곳의 매출액은 8조93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조5509억원보다 36.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9조1984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이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전체로는 11조 9000여억원을 기록, 10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면세점은 지난 2011년 5조3000억원대의 매출로 5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4년 8조8000억원대를 기록하는 등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면세점 종류별로는 서울과 제주, 부산 등 시내면세점 22곳의 매출이 9월까지 6조40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나 급증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시내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었으며 공항과 항만에 설치된 출국장면세점은 23.2%(2조767억원), 지정면세점은 5.0%(4463억원)를 차지했다.

면세점 이용객 중 내국인은 2092만명(57.2%)으로 1567만명인 외국인(42.8%)보다 많았다. 하지만 1인당 구매금액은 외국인이 350달러로, 내국인(106달러) 대비 3배 이상 씀씀이가 컸다.

그러나 면세점들의 전체 파이는 커진데 비해 짧은 시간내 면세점수가 급증, 경쟁이 격화되면서 개별 점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6곳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올해 9곳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다 올연말 신규 특허심사를 거쳐 4곳(중소중견 1곳 포함)이 추가되면 내년에는 총 13곳이 돼 점포수가 2년 새 2배 이상 늘어난다.

면세점의 급증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크게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6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810만명 중 유커는 절반에 육박하는 381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전체 외국인관광객은 21%, 유커는 27%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신규 면세점의 경우 적자를 면치 못할 정도로 실적이 부진하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합작해 용산에 문을 연 신라아이파크면세점(HDC신라)은 상반기 매출 945억원에 당기순손실 80억원을 기록했다. 여의도63빌딩에 자리잡은 갤러리아면세점63 역시 상반기에 43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올 5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오픈한 신세계디에프도 올 상반기 매출 219억원에 영업적자는 175억원나 됐다.

기존 1,2위 면세점도 이익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호텔신라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39.7% 감소한 380억원에 그쳤으며 호텔롯데도 영업이익이 1.4%에 증가한 2262억원에 머물렀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올연말 서울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결정되면 적어도 3~4년간은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아무리 유커가 몰려들더라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문을 닫는 곳이 나올 우려가 커 장기적이고 치밀한 전략 아래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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