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인철기자
  • 입력 2016.10.21 11:21

[뉴스웍스=최인철기자]삼성전자가 회심의 전략작으로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의 발화사태로 사실상 최대위기에 빠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개발사는 2008년 '옴니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마트폰은 미국, 일본 등 일부국가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최신폰이었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메이드인 USA'의 유일한 자존심으로 자부할만큼 선진국 시장에서 위력을 떨칠 떄다. 

당시 삼성전자는 터치 스크린폰 같은 일반 피처폰이 주력상품이고 스마트폰은 비주력제품이던 상태. 삼성전자의 첫 스마트폰 '옴니아'는 100만원대 고가폰임에도 불구하고 속도, 검색 모든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절치부심 끝에 2010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회심의 스마트폰 '갤럭시S'를 선보였다. 국내외 아이폰 마니아들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서 일축했지만 이후 갤럭시 시리즈의 위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갤럭시 시리즈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명실상부 피처폰과 스마트폰 양 분야에서 세계 최대 업체로 부상하고 만다. 

이 과정에서 피처폰 왕좌의 자리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세계시장 점유율 40%대를 차지하던 전통의 강호 '노키아', 통신기술의 역사이자 자부심이던 '모토로라'는 시장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했다. 

노키아는 장기간 세계시장을 아우른 장악력, 모토로라는 통신의 역사라는 기술적 자부심에 매몰된 게 원인이었다. 한 외국계 통신업체 고위 관계자는 "노키아는 장기간 세계시장을 절반가까이 차지하면서 공룡이 돼 변화에 적응못한채 스스로 무너져 버렸고 모토로라는 이사회 절대 다수가 기술진으로만 구성돼 마케팅, 트렌드 분야에서 제시하는 주장이 묵살되는게 일쑤였다"고 지적했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자체 생산기술보다 스티브 잡스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 분야의 입지적 '카리스마'가 대표적이었다. 소비자들의 요구와 감정을 중시하는 감성적인 접근과 스마트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애플리케인션 시장을 선도하는 '구루(Guru)'의 면모로 마니아층을 양산시켰다. 스마트폰 절대강자로 군림할 것 같던 아이폰도 잡스의 사망과 함께 이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실 갤럭시노트7은 홍채인식, 방수기능을 갖춰 리콜, 사용중지 결정이 나온 이후에도 계속 사용하겠다는 소비자가 있을만큼 아쉬움이 많은 제품이다. 

거의 10년간 무서운 속도로 달려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개발역사에서 '갤럭시 노트7' 사태는 내부점검의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치킨게임' 전략에 우려를 표시한다. 삼성전자는 파란만장하던 세계 반도체 기업의 투쟁사에서 시장선도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경쟁업체를 제치고 우뚝선 경험을 갖고 있다. 반도체는 일명 B2B제품으로 IT기업간 거래가 기본인 '그들만의 리그'가 가능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B2C로 소비자가 선택하는 필수 아이템이라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나마 '발화사태' 이후 긴급한 리콜, 단종 결정으로 최악의 상황을 면했지만 자칫 멈칫거렸으면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이 될만큼 아찔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늦은 저녁에도 불시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개발, 디자인팀을 찾아 격려할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는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7일 주총에서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전화위복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마케팅 부분 모두에 대한 재점검이 필수 불가결한 시점이다. 치열한 내부경쟁으로 비롯된 조바심과 성급함도 살펴봐야 한다. 절심함을 바탕으로 삼성 스마트폰의 역사를  만들어냈던 '갤럭시'의 초심도 다시 한번 돌아보길 이 부회장에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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