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0.23 15:56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미국 오바마 정부가 임기말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을 배제한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미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지난 21일 오후(한국시간)뒤늦게 국내에 알려졌다. 북미간 접촉에선 북핵문제에 대해 집중논의 됐으며 양측 모두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북미간 이번 접촉에는 북측의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이, 미측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등이 참석했다.

북한에서는 현직이 참석했고 미국은 전직 전문가들이 참석해 공식 외교채널이라기 보다는 준외교 접촉임을 암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 보도내용을 종합하면 북한은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고, 미국은 일정부분 공감대가 형성한 정도로 북한에 비해서는 평가 절하해 입장을 내 놓았다.

북미 접촉시 한국 역할 찾아야

외교부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번 북미간 접촉에 대해 미국이 먼저 통보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기상 북미간 한국을 배제한 협상 채널이 가동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협상이 있기 직전인 지난 19~20일(미국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국의 외교부장관과 국방부장관이 참석한 제48차 한미연례안보회의가 열렸었다. 이 회의는 양국간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회담’과 국방부장관만 참석하는 ‘안보회담’ 이 연이어 열렸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군사안보에 집중하면서 한반도에 앞으로 설치할 무기체계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튿날 말레이시아에서 열릴 북미간 접촉에 대해선 함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미간 대화채널 가동은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 온 북한이 바라고 있는 부분이라며 한미간 북핵문제 공조체제 가동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최위정 동국대 정치학과 객원교수는 “북한은 핵무기를 이용,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을 맺고 국제사회에 나서려는 의도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북미간 대화가 더 깊숙이 가동되거나 극단으로 결렬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국의 역할을 무엇인지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북미 접촉, 북한 의도는

북미 접촉 하루전이었던 지난 20일 북한은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실험 발사했었다. 북한은 무수단이 사정거리 3500Km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측 주장대로라면 이 미사일 발사가 성공할 경우 미국 영토인 괌까지 사정거리에 포함된다.

이번 북미 접촉은 무수단 발사실험 직후 열린만큼 적어도 미사일이 발사된 20일 이전 양측간 협상을 위한 대화가 오고 갔음을 암시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직후 미국측과 대화를 통한 노림수는 무엇이었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 들어서만 이미 세차례 핵무기 관련 실험을 벌이고 있는 북한이 미국 정권 교체기를 맞아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이번 북미간 접촉에는 미국측에서 민간인들이 참석한만큼 북한측이 미국측에 정식대화를 요구하며 이에 대한 조건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미간 접촉은 북한과 미국이 현재 양측의 기본 입장을 확인하기위한 일종의 탐색전과 같은 과정"이라며 “북미간 평화체계 구축이라는 가정을 받아들이기에는 적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협상채널 가동 후 추가도발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협상을 요구하면서 핵실험을 병행하기도 했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직전 미국측에 비공식 채널을 이용,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했던 것이 한 예다. 따라서 북한이 미사일과 평화협정이라는 화전양면(和戰兩面)전술에 대비해야할 필요성도 높다.

고 교수는 “북한이 북미간 접촉전날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것은 고도화되고 있는 핵무기를 과시하기 위한 것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중요한 것은 북미간 접촉했다고해서 북한이 온건해 질 수 있다고 지레짐작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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