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10.26 14:18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최근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고가주택일수록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 안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주택가격 5분위 비율'은 지난 2014년 1월 4.3이었던 것이 올해 1월 4.4, 그리고 지난달에는 4.6까지 올랐다.

'주택가격 5분위 비율'이란 평균 주택가격을 가격순으로 5등분한 뒤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클수록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의 가격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2014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서울의 하위 20%에 속하는 주택 평균가격이 3875만원(2억1579만→2억5454만원) 올는데 동기간 상위 20%의 주택가격은 2억3640만원(9억2725만원→11억6365만)만큼 올랐다. 상승폭이 5배 이상 차이나는 셈이다. 그밖에 2분위 6889만원(3억1802만→3억8691만원), 3분위 7997만원(4억1616만→4억9613만원), 4분위 1억883만원(5억5720만→6억6603만원) 순으로 상승했다.

한편 같은 지역이라도 가격에 따라 집값 오름세는 양극화를 보였다.

올해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보인 마포구 아현동에서 가격 하위 20%에 속하는 '혜성맨션'(79.33㎡)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6000만원 오르는 동안 인근에 있는 고가주택 '마포래미안푸르지오'(150.5㎡)는 1억7000만원 뛰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저금리에 수익성이 좋은 곳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상승하는 곳은 더 상승했다"며 "강남 재건축 등 고가 주택은 손바뀜이 여러차례 이뤄지는 사이 집값은 계속 상승했지만 집값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저가 주택은 투자수요가 없어 집값 상승세가 주춤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도권의 5분위 비율은 4.6에서 4.3으로 줄었다. 경기 지역 수치가 3.6에서 3.3으로 감소한 영향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인천은 3.4에서 3.5로 소폭 상승했다.

경기 하위 20% 집값이 2650만원(1억3220만→1억5870만원) 상승하는 동안 상위 20% 집값은 4321만원(4억8222만→5억2543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권 팀장은 "경기는 서울 전세난을 피해 이동한 실수요가 상당해 중저가 주택에 수요가 더 몰렸을 것"이라며 "그 때문에 중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 가격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5대 광역시 중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 가격차가 가장 많이 벌어진 곳은 광주다.

동기간 주택가격 5분위 비율은 광주가 4.0에서 4.4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2014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광주 하위 20% 집값이 1914만원(7344만→9258만원) 상승하는 동안 상위 20%집값은 1억1462만원(2억9387만→4억849만원) 올랐다. 이밖에도 주택가격 5분위 비율은 대전(3.6→3.8), 대구(3.6→3.9), 부산(4.3→4.5) 모두 올랐다. 반면 울산은 3.8에서 3.6으로 감소했다.

권 팀장은 "서울의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일부 수익성 좋은 재건축에 지나치게 투자수요가 몰리고 강북권과 강남권 집값 차이가 벌어지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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