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0.26 17:35

"외국인 투자동향 살펴야할 시점"...이틀연속 외국인 순매도 이어져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주식시장에서 ‘최순실게이트’가 정국 ‘블랙홀’로 일컬어지던 ‘개헌논의’를 압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오후 4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한 직후인 26일 열린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14%(23.28포인트)떨어지며 2013.89에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외신들의 박 대통령 대국민사과문 발표가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자가 위축된 것이 이날 코스피지수 급락의 원인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정국 불안이 외국인 자금이탈로 이어진다면 코스피지수의 추가하락을 우려해야할 상황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게이트'에 코스피 휘청 

그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북핵실험이나 잇따른 최순실게이트관련 언론 보도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24일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 논의 제안이 나왔지만 외국인들은 903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 투자자별 매매동향   (단위: 억원)

<자료제공=한국거래소>

그러나 지난 24일 JTBC 저녁뉴스를 통해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에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간이후인 25일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6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박 대통령의 사과직후인 26일에는 859억원어치를 순수하게 내다팔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이같은 외국인 자금이탈은 지난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직후 외신들의 보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박 대통령이 흔치않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며 “한국의 정국 불안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AP통신역시 “한국에서 박 대통령 주변의 불가사의한 한 여성의 국정개입이 밝혀졌다”며 “앞으로 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여당마저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특검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앞으로 최순실게이트는 정국을 그야말로 블랙홀로 빨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예년보다 20% 줄일 것을 각 지방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나마 우리나라 경제를 주도해온 소비재업종마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갤럭시노트7사태와 현대차 파업으로인한 실적부진은 산업계 ‘톱2’의 실적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지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 외국인 매매동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며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을 떠날 경우 올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이탈 본격화되나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아직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최순실게이트가 터진 이후 외국인들의 반응은 ‘무관심’으로 일관했으나 최근 이틀연속 순매도 하면서 적지 않은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게이트는 TV조선을 통해 지난 8월 집중보도됐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후 후속으로 한겨레가 지난 9월20일부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미스테리를 보도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지난 9월20일 외국인투자자들은 9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큰 동요가 없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20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들의 일일매매동향을 종합하면 순매수 1조8692억원, 순매도 1조4254억원으로 총 44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또 이 기간동안 이틀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이달 11~12일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면서 외국인 자금이탈이 심화될 경우 코스피지수의 추가하락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신흥국시장의 지수하락률에 비해 코스피가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외국인 매매동향을 살피면서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탈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올랐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5원(0.04%) 오른 1134.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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