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10.26 18:36

[뉴스웍스=김벼리기자] 현대제철이 국내 최초로 ‘전기로 슬래그’를 이용한 친환경 도로 포장재를 개발했다.

브랜드 이름은 ‘페로팔트(FerroPhalt)'. 슬래그의 단단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철'을 뜻하는 접두어 '페로(Ferro)'와 '아스팔트(Asphalt)'를 조합해 만들었다고 현대제철측은 밝혔다.

전기로 슬래그란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일 때 사용하는 석회석의 부산물이다. 지금까지는 건설토목용으로만 사용했으나 이번 개발로 아스팔트 콘크리트의 대체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전기로 슬래그의 재활용 범위를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는 지난 2012년부터 페로팔트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3년 7월 당진제철소 사내도로에 천연골재와 슬래그를 구분 시공, 3년 이상 장기 내구성을 평가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슬래그 시공구간은 천연골재 시공구간보다 변형강도 등의 초기 품질에서 40% 이상 우수하며 시간 경과에 따른 결함 정도도 20개월 이상 내구수명이 길어지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충남지역 생태산업단지 구축을 위한 국책과제로 선정됐다. 이후 당진, 서산, 아산 등 지자체 도로 2km 구간의 포장에 시험적으로 사용해 슬래그 아스콘 품질 검증을 마쳤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현대제철은 지난 5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충남 EIP(Eco Industrial Park, 생태산업단지) 사업단과 함께 '슬래그 아스콘 EIP과제 성과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기로 슬래그 재활용의 기술 개발 및 성과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현대제철측은 설명했다.

특히 발표회에 참석한 도로 전문가들은 "철강슬래그의 건설재료로서의 활용가치와 도로포장재의 발전 전망에 대한 토의 과정에서 슬래그 골재의 품질관리가 잘 이루어진다면 고부가 도로포장재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종민 현대제철 환경기술개발팀 부장은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폐열 등을 원료나 에너지로 재사용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이번 슬래그 재활용 프로젝트는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오염을 최소화하는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이미 5만톤 이상의 페로팔트를 시공, 안정적인 품질과 시공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외부도로에 페로팔트를 본격적으로 활용한다면 연간 30만톤 이상의 천연골재를 대체할 수 있어 석산개발로 인한 환경훼손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슬래그 아스콘의 내구성 덕분에 도로 유지보수 비용을 20% 이상 줄일 수 있어 지역 사회의 비용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앞으로 현대제철은 슬래그 아스콘 단체표준 제정과 조달청 제품등록 추진을 통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고 충남 지역의 아스콘사와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업체와의 동반성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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