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1.08 13:52

차기 회장 선임도 난항, 허 회장 내년 2월 임기만료

[뉴스웍스=한동수기자] 해체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회장단 회의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경련은 오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회장단 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그러나 오는 10일 회장단 회의에 삼성‧현대차‧SK‧LG등 주요그룹 회장들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두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리는 전경련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이번 회의에 총수들이 대거 불참함에 따라 해체위기에 내몰린 전경련의 입장이 더욱 난처해지게 됐다.

최근 전경련은 최순실게이트 비리의 근원지로 파악되고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대한 대기업들의 기부금 모금 과정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사면서 해체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재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데다, 전경련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총수가 전경련 회의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검찰은 ‘K스포츠재단’ 기부관련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고 오후들어선 기부금 납부와 관련된 현대차 부사장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검찰의 칼 끝이 대기업을 향해 있는만큼 당분간 전경련 회장단 회의 공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경련은 이번 미르‧K스포츠재단 기부금 모금 이외에도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등 정경유착의 고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존속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는 물론 재계에서도 전경련의 뼈저린 반성이 없다면 존속을 시킬 수 있는 명분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 허창수 회장 후임자 물색도 걱정거리다.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허회장 후임을 늦어도 내년 1월까진 선정해야 하지만 후보로 나서려는 회장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2011년 취임이후 임기 2년의 회장직을 두차례나 연임한 허 회장은 이번에는 임기 종료와 동시에 물러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2년 대선자금 모금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해당 직원들이 처벌 받는 등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존립여부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이번에는 국민 여론이 전경련 해체로 쏠리면서 한치앞으로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한편 전경련은 미르와 K스포츠 설립 과정에서 모금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르재단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이 486억원, K스포츠 재단에는 19개 그룹이 288억원을 단기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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