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11.12 21:01

작년 12월 이전부터 전문경영인 음모에 당했다고 주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사진)이 일본 롯데홀딩스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및 (주)롯데, 롯데상사(주), 롯데물산(주), 롯데부동산(주)(이하, 롯데그룹 4개사)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12월 자신의 일본 롯데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과정에 쓰쿠다 사장 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소송판결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승소한다면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되찾는데 유리한 고지에 설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 그룹사의 지배권을 놓고 동생 신동빈 회장과 치르고 있는 분쟁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갈 수 도 있을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12일 오후 일본 도쿄 페닌슐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작년 12월 일본 롯데홀딩스 및 26개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과정에서 쓰쿠다 사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자신에 대한 허위 정보 및 과장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소송제기 이유를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아울러 "부당하게 자신을 해임한 26개사 중 이사로써 재직했던 4개 회사를 함께 제소했다”며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전력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사태의 발단이 된 그동안의 경위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이 롯데상사의 사장으로서 업무에 매진해 일본을 떠나지 못하던 시절,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쓰쿠다가 월 2회씩 한국에 있는 총괄회장께 직접 사업 보고를 하면서 자신이 독단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손실을 보았다는 등 의도적으로 왜곡된 허위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쓰쿠다 사장과 일본인 이사진들도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해임 동의를 받아내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손가락 해임’으로 잘못 알려졌던 지난 7월 27일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실상을 공개했다.

신 전 부회장은 조작된 해임 사유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총괄회장과 자신이 일련의 소동을 종식시키고 더 이상의 혼돈을 막기 위해 7월 27일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 갔으나, 현직 일본 이사진들이 사장실에 모여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는 작태를 부렸다고 밝혔다. 나아가 회사의 인감 도장을 캐비닛에 숨기고 열쇠를 가져가 버리는 등의 행동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총괄회장과 자신은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 있던 사원 약 300명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현직 임원들의 직무를 해제하고 정식 절차를 밟아 해임할 것과 신동주 회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체제로 구축해 나갈 것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신동주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현직 일본 임원들이 그 다음 날인 7월 28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문을 잠그고 절차에 흠결이 있는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총괄회장으로부터 대표권을 빼앗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신 전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지주회 및 직원들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종업원 지주회 및 직원들이 현직 경영진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전달 받는 정보가 아닌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용기를 갖고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월 17일 임시주주총회의에 앞서 현직 경영진이 인사권을 배경으로 종업원 지주회 이사 등에게 자신들의 뜻을 따라 의결권 행사를 하도록 촉구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현재의 국면에서는 종업원 지주회의 의결권 행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일본 롯데홀딩스는 공정한 투표 환경을 보장해야 하며,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온 힘을 다해 노력해서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