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5.11.13 11:05
<사진제공=롯데, 신세계, 두산, SK네트웍스>

롯데, SK네트웍스, 신세계, 두산 등 4개사가 경쟁 중인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가 14일 발표된다.

이번 특허전은 지난 7월 신규 특허와 달리 주요 재벌기업 4곳이 기존점을 지킬지 아니면 빼앗아올지를 둘러싸고 벌이는 한판 자존심 싸움이기도 하다.

연내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면세점은 SK네트웍스의 워커힐(11월16일), 롯데면세점의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 31일)이다. 관세청 특허심사 위원들은 13일 오전 10시부터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1박2일간의 합숙 심사에 돌입했다. 첫 날은 각 업체가 제출한 자료와 관세청의 실사 서류로 서면 심사를 한 후 이튿날인 14일 오전 8시~오후 3시 업체들이 차례로 프레젠테이션(PT)을 펼치게 된다. 선정 결과는 14일 오후 7시쯤 발표될 예정이다.

◆2개점 수성 절박한 롯데, 경영권분쟁 악재 이겨낼까

1980년 면세점 사업에 첫발을 디딘 롯데면세점은 오랜 세월 적자를 감내하면서 면세점 사업을 유지한 결과 국내 면세점 매출(8조3,000억원)의 절반 가량(3조9,494억원)을 차지하는 국내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시장에서도 듀프리, DFS에 이어 3위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 됐다. 이번 특허전 결과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중 어느 하나라도 빼앗길 경우 롯데의 공든탑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매출의 80% 이상을 면세점 사업을 벌어들이고 있는 호텔롯데가 상장을 앞두고 있어 수성은 더욱 절실하다.

그러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불리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심사결과 발표를 코앞에 둔 12일 일본 롯데 계열사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추가로 제기하는 등 롯데 면세점에 흠집 내기를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수성에 실패할 경우 호텔롯데 상장은 물론 경영권 분쟁에서도 불리할 수 있는 롯데로서는 두곳 모두 수성이 절박한 상황이다.

◆워커힐점 매출 저조한 SK네트웍스, 동대문 도전해 투트랙 전략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의 경우 대중교통 접근성, 매장규모, 매출 등의 측면에서 시내에 인접한 다른 면세점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SK측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롯데 월드타워점에 대항해 동대문 케레스타를 후보지로 한 특허 신청도 낸 상태라 수성과 도전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

수성에 실패해고 월드타워점 입성도 실패하면 SK는 면세시장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되는 데 반해 월드타워점 운영권을 따낼 경우에는 롯데, 신라와 함께 면세점 업계의 새 강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7월 신규점 경쟁 때 쓴잔 마신 신세계, 재수 성공할까

신세계는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입지로 서울 시내 면세점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전통 유통강자인 신세계로서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기존 유통업태에 이어 파라다이스 인수 이후 공을 들여온 면세점 사업에서도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수 있게 된다.

지난 7월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선정을 위한 1차 대전에서 고배를 마신 신세계는 이번에 전열을 정비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남대문시장, 중구청, 문화재청, CJ E&M 등 여러 곳과 협력을 통해 남대문시장 살리기, 최대 관광객 유입지역인 명동-남대문 도심관광특구 개발, 한류문화 전파 등을 전략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막판에는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청년희망펀드에 사재를 기부하는 ‘모자 기부’로 어필했다.

◆소비재 산업 재진출 노리는 두산, 동대문 대박 터뜨릴까

동대문 두산타워를 사업 후보지로 내세운 두산은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모토로 면세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식음료, 주류, 의류 등 소비재 위주였던 그룹 주력사업을 중공업 위주로 재편하는데 성공했던 두산이 다시 소비재 사업으로 회귀하는 데 대한 뒷말이 무성하지만 박승직 창업주가 처음 포목상(박승직상점)을 열었던 사업 발상지에서 ‘동대문 르네상스’를 꿈꾸는 박용만 회장의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이 두산측의 주장이다.

두산은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 2위인 동대문 상권을 살리기 위해 박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내고 그룹 차원에서 100억원을 출연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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