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12.02 17:46

[뉴스웍스=김벼리기자] 4차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독인가 약인가. 이 같은 질문은 의료계에도 유효하다.

다만 교육과정이나 교수 개발 프로그램 등을 전면적으로 개편함으로써 인공지능(AI)에 대한 의사의 대체불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언이 나왔다. AI와는 다른 인간만의 장점을 키울 수 있는 의학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1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융합의 시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교육개편의 필요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AI 발전에 따른 의학교육의 개편방향이 핵심이었다.

전문가들은 임상적 추론, 즉 의대생들의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태 KAMC 교육이사(인제대 의대)는 “AI의 경우 이미 인간 의사보다 영상의학적 데이터 예측 능력이 우월하다"며 "AI보다 인간 의사가 가진 장점은 임상적 추론에 따른 예측, 커뮤니케이션적 능력으로 앞으로 의학 교육에선 이러한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을 중요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이사는 현재 2년 기초의학, 2년 임상의학 식의 교육과정인 의학 교육을 1학년 때부터 병행하는 통합교육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모든 학생이 소규모로 나눠 기본 과목 실습을 동일하게 시작하고 설계된 순서로 다음 단계의 임상실습으로 이동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순환실습을 대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상실습시 간호사와 약사 등 다학제팀 환경에서의 진료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의대생이 졸업할 때까지 기초의학 지식을 유지하며 이를 바탕으로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세계 문제 학습 해결 능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진단적 추론 능력을 잘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대생뿐 아니라 교수능력 향상 프로그램 마련도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AI 발전에 따라 이를 활용해 진료하는 과정을 학습하고, 이를 교육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수곤 KAMC 교육이사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구체적 의학지식을 가르쳐 학생이 배우게 하는 학습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학정보와 지식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다뤄야 하는 가를 체험하고 배우게 하는 '학습경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맞물려 그는 전문적인 의학교육자 발굴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육이사는 "교수로 선발될 때 교육능력을 평가 받지도 않았고, 재직 기간 동안 교수 개발을 받아 본 적이 없고 교육능력을 평가 받지도 않았다"며 "다만 잠재력을 키워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학교의 제도적인 지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앞으로 교수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기관마다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학교육자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라며 "학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레지던트 등 우수한 교육능력을 소유한 교수요원 선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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