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1.21 11:20

"정국 안정,대외 불확실성 해소시 '추가 인사' 검토키로"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대기업들의 올해 연말 정기 임원 인사 규모가 예년에 비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최순실 사태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상황이 급변하는 등 한치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년 수준의 정기 임원인사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 검찰이 최순실 관련 의혹 중간수사결과 발표하면서 큰 짐을 덜어낸 기업들은 그동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정기임원 인사를 소폭이나마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정기임원인사는 그동안 유지해온 성과 중심 인사보다 미래 성장성 중심의 소폭 인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시국이 안정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추가 인사를 실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올 연말에는 시대 상황을 감안해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올 연말 대기업 정기인사에서 파격이나 화제의 인사는 예년 수준만큼 나오지 않을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기업 ‘빅2’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최순실 사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데다, 각각 갤럭시노트7 단종과 국내외 실적 부진 등으로 사내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매년 12월 첫째 주에 사장단 인사, 그다음 주에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를 실시해왔다. 이번에는 정기인사가 예정대로 진행될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최순실씨 관련 승마지원 등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는 것이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총수에 대한 혐의가 없는 만큼 예전 특검 조사대상에 있었을 때처럼 두 차례에 나눠 임원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07년 특검 수사를 받을 당시 연말인사 대신 그 다음해 5월과 12월에 연달아 인사를 실시한바 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연말 인사를 미룰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아래 소폭인사 후 내년 상반기 추가 인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인사 방향을 잡을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15명(승진 6명)의 사장단 인사를 실시하는 등 최근 6년동안 매년 14~15명 수준의 사장단 인사를 실시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절반 정도 수준의 인사는 실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검찰 수사 후 미래전략기획실 축소설이 나오고 있으나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 조직을 줄이거나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또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한 문책인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삼성 최고 수뇌부에서는 문책성 인사보다는 배터리 발화 원인규명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팽팽이 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국내외 실적 저조가 예고되면서 벌써부터 이번 정기 인사에서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그룹은 이미 지난달부터 51개 계열사 소속 임원 1000여명이 급여 10%를 삭감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예년에 비해 축소된 수준에서 정기 임원인사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그룹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미래자동차산업부문과 새로운 브랜드 ‘제네시스’ 파트는 승진 인사 대상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최순실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 ‘혁신과 변화’를 선언하고 그룹 체질 개선에 나 설 준비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인사가 예고되고 있었으나 최순실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일단 큰 폭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후 추후 추가 인사 실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전자의 3인 대표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형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부문에 대한 문책성 인사보다는 미래 성장 산업부문에 대한 승진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문책성 인사가 있었던데다 최근 스마트폰 매출이 살아나고 있는 시점에 조직재정비 보다는 현상 유지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외 롯데, 한화, 포스코, 신세계, CJ, GS, 한진 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은 예정대로 정기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변화보다는 안정형 소폭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내년 글로벌 시장도 한치앞으로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래 신성장동력사업 위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조직은 안정적으로 유지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이번 정기인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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