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5.11.14 21:17

두산이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성공하면서 유통 강자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식품·음료·주류 등 유통 소비재 사업을 대부분 정리하고 중공업 사업 위주로 환골탈태했던 두산은 최근 중공업 사업 분야가 부진하자 신규 수익 창출원으로 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결과 결실을 맺게 됐다.

14일 두산은 연말로 종료되는 롯데호텔 월드점 면세 특허의 후속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따라 두산은 그동안 동대문 두산타워를 활용해 젊은 디자이너들을 양성해온 활동에다 동대문의 관광 수요를 접목시켜 신개념의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두산 관계자는 사업자 발표 후 “동대문을 입지로 내세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면세점은 결국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소와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밖에 없는데 동대문은 외국인 관광객, 특히 유커(중국인 관광객)이 연 700만명 이상 찾는 곳이라 서울 어느 지역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쇼핑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타워의 기존 쇼핑몰은 그대로 유치한 채 다른 층을 면세점으로 활용한다. 두타 9개 층에 1만7000㎡(5,000평) 규모의 면세점을 오픈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오픈 첫 해 매출 5000억원, 2년 차 매출 1조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은 ‘동대문 면세점 시대’를 새롭게 열게 된만큼 명동 다음으로 유커가 많이 찾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16년 동안의 두산타워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신규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과 입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두타는 지난 1999년부터 160여개 디자이너 브랜드에 매장을 내줘왔다. 두산은 또 보그, GQ 등 유명 패션잡지를 20년 이상 발간해 온 업력을 발판삼아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유명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두산은 신규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는 만큼 상생 전략에 최대 방점을 찍고 있다. 앞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면세점 사업 진출과 관련해 “면세점 사업을 통해 동대문 주변 상권과 상생하는 대기업 상생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일찌감치 영업이익의 10%를 사회환원 기금으로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동대문 지역 발전을 위해 박 회장이 사재 100억원, 그룹이 100억원을 출연해 총 200억원으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전문가와 함께 동대문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전문가 풀(pool)을 구성해 지역민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게 된다. 이와함께 전국에서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 작업 공간과 자금, 마케팅, 홍보 등을 지원함으로써 패션계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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