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인철기자
  • 입력 2017.01.10 09:00
모리오카냉면<사진-戶田久>
[뉴스웍스=최인철기자]일본 혼슈의 동북단 이와테현의 중심도시 모리오카는 유독 한국음식이 유명하다. 특히 냉면과 짜장면을 향토음식으로 인정받아 일본내에서도 모리오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모리오카 냉면의 뒤에는 슬픈 역사가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함경도 출신들이 대거 이와테현 철광산 개발 등을 위한 강제노역으로 끌려오면서 한국식 냉면이 전해진 것이다. 모리오카 냉면은 면발이 한국의 쫄면에 가까운 정도로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면에 메밀을 사용하지 않고 전분과 밀가루로 만든 면은 질기고 칼칼하며 육수는 감칠맛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함흥 출신 재일교포 1세인 양용철씨가 1954년 식도원(食道園)이라는 식당을 열어 판매한 것이 시초다. 당시만 해도 일본인들에게는 맛이 너무 매운데다 면이 질긴 편이어서 쉽게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특유의 육수 맛에 중독된 일본인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사랑받기 시작했다.
이후 재일교포 2세인 변영웅씨가 '뿅뿅샤(ぴょんぴょん舎)'라는 가게를 내걸고 만들어낸 냉면이 초히트를 치면서 일본 전국에 '모리오카 냉면'이라는 이름을 당당히 알리게 됐다.

모리오카의 또 다른 유명음식중 하나는 '쟈쟈멘'. 짜장면을 일본인들의 발음에 편하게 '쟈쟈멘'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국 짜장면과 달리 우동면을 사용해 두께가 두꺼운 편이며 고추, 마늘, 생강이 듬뿍 들어가 맛은 매콤하다. 쟈쟈멘을 먹고 남은 양념에는 달걀과 일본된장을 넣은 육수를 부어 치탄탄(チータンタン)이라는 스프로 만들어 먹는다.

모리오카시는 짜장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4월14일을 '모리오카 짜장면 블랙데이'로 정해 음식값을 할인하고 슈퍼에서는 시식판매도 실시한다. 모리오카 짜장면은 만주국에 근무하던 일본인 장교가 들여왔다는 설도 있지만 오히려 최근에는 한국에서 전해진 음식으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뿅뿅샤의 모리오카 쟈쟈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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