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5.11.15 17:56

장기적으로 수출엔 부정적...증시에선 부화뇌동 자제 바람직...

프랑스의 한 뉴스채널이 13일 밤11시11분(현지시간) 속보를 통해파리의 바타클랑콘서트홀에 2~3명의 괴한이 침입, 관객들을 향해총기를 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미국CNBC 뉴스화면캡쳐)

파리 테러 후 한국 경제가 ‘글로벌 트리플 악재’에 휩싸이게 됐다.

미국 9.11테러 후 최악의 테러로 평가되는 프랑스 파리 테러로 경기 침체에 허덕이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은 중국의 경기침체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활력을 잃어왔다.

하지만 G2발 악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한국의 경우 다행히 유럽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높지 않아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타격에서 빗겨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1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유럽연합)수출액은 516억5805만 달러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였다. 테러가 발생한 프랑스에 대한 한국의 수출은 올 9월말현재 20억4889만달러다.

악재 1. 유럽연합 국경봉쇄

프랑스가 한국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문제는 우리나라 수출의 5~7%비중을 차지하는 EU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파리 테러이후, 프랑스는 즉각적으로 국경봉쇄를 선언했고, 인근 국가인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도 연이어 국경봉쇄에 동참했다.

이슬람무장세력(IS)의 다음 타깃으로 로마와 런던이 꼽히고 있다. 당분간 유럽 각국이 테러에 대비, 물류이동을 엄격히 제한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수출도 감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단 얘기다.

악재 2. 유럽의 혼돈은 중국에 직격탄

지난해 중국은 EU에 3711억2470만달러를 수출했다. 미국에 이어 2위다. 이번 파리 테러가 당분간 유럽 경기를 얼어붙게 할 것으로 전망돼, 중국의 대(對)EU수출은 자연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의 전 세계 대상, 총 수출액(1923억달러)은 전월대비 3.7% 감소했다. 이미 전 세계 교역량 감소로 인해 수출위축이 심각한 중국에게 유럽발 악재는 수출 감소폭을 더욱 확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대(對)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중국의 수출부진과 경기침체는 연쇄충격파가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유럽의 악재는 중국을 건너 한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악재 3. 유럽 자산의 투매

단기적으로 보면 테러 발생 후 경기침체의 우려는 투매에 가까운 자산 처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01년 미국의 9.11테러 이후에도 시장에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투매 현상이 나타났고,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의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됐다.

물론 투매 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으로 이동될 가능성을 점칠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 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 든 상황에서 유럽자산의 급격한 아시아권 이동은 일부에 그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유럽 경제의 침체는 중국경기 둔화와 맞물려 도미노 악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증시 침체로 이어지진 않을 듯

한국 경제가 글로벌 트리플악재에 휩싸여 있지만, 당장 증시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파리 테러가 지난 9.11사태처럼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에서 벌어진 것이 아닌만큼 세계 증시를 뒤흔들 수준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출감소 등 거시 경제에 영향은 있겠으나, 당장 주식시장이 하락추세로 반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트리플 악재라고 할 순 있으나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중국의 경기둔화는 이미 우리 주식시장에 반영됐다고 볼 수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중국에 수출의존도 높아 유럽의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으로 부화뇌동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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