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1.29 11:16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삼성전자는 29일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환원정책관련 컨퍼런스콜을 열고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제조회사로 분할하더라도 분리돼 새로 설립된 삼성전자 지주회사가 삼성물산과 합병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기업의 미래가치와 영속성을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할 실무적 사안이지 주변 환경변화에 따라 결정할 정무적 판단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소 6개월이라는 시간을 부여했다. 이 기간 동안 면밀히 검토해 회사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쪽으로 검토하고 검토결과를 즉시 주주들에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카드 왜 꺼냈나

회사이익의 주주환원 극대화를 위한 조치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생명(7.3%)과 삼성물산(4.2%)이 1,2대 주주이며 외국계가 보유한 지분율은 50%를 넘어선다.

삼성전자역시 호텔신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중공업 삼성SDI 등 10여개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복잡한 지배구조에 따라 주주이익이 훼손 관련 문제제기를 한 것은 지난 8월 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이었다. 엘리엇은 당시 삼성전자의 복잡한 지분구조를 삼성전자홀딩스(지주사)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특별배당 실시를 요구한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서도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은 필요한 조치이며, 엘리엇은 이같은 삼성전자의 지주사설립 방안에 확실한 명분을 준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검찰 수사 등 부담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을 마냥 늦출 수는 없는만큼 지주사설립 검토 계획을 이날 발표하고 공식화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 삼성그룹지배구조

<자료제공=하이투자증권>

오너가‧주주, 지배구조 개편으로 얻는 이익은

삼성전자가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에 성공할 경우 오너가는 지배구조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다. 또 인적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찬성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현금배당을 확대하면 주주들의 이익도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쪼개지면 지주사가 사업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지주사는 사업회사 지분과 맞교환 방식으로 사업회사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너가는 이미 이건희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지분 4.76%를 보유하공 있으며 이 지분을 지주회사 지분과 맞바꿀 경우 삼성전자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새로 설립되는 지주회사보다 사업회사의 지분가치가 훨씬더 높을 것이라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지주회사 설립, 6개월은 넘길듯

이날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서 언급됐듯이 지주회사 설립까지는 적어도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을 해야 하는데 가치산정이 하루아침에 끌날 수 있는 문

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배분해야 하는데 정확한 근거를 파악해야 한다. 또 새로 만들어질 삼성전자 지주회사가 그룹내 제조부문의 지주사로 설립될 경우 삼성전자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고 또 다른 계열사 지분을 신규로 사들여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적분할하는 회사의 재무구조도 살펴야하는 데 적어도 6개월은 걸린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검토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검토과정에서 손실이 이익보다 크다면 덮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주주이익 극대화...현금배당 전년比 30%확대

삼성전자는 올해 총 배당 규모를 지난해보다 30%정도 늘어난 4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각한 주식을 포함시킬 경우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주당 2만1000원보다 36%늘어난 2만8500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시설투자와 인수‧합병 등 미래 먹거리확보를 위해 65~70조원의 순현금을 유지하되, 3년에 한 번 현금수준을 파악해 적정수준을 넘어설 경우 현금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1명 이상을 선임할 계획이다. 더불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 위원회도 신설할 계획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혁신, 품질 향상, 고객 만족,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며 “신중한 리스크 관리와 자산 활용에도 중점을 둔 정책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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