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5.11.16 15:11

11·13 파리 테러로 국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산업의 경우 실물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렇잖아도 악화된 소비심리 등에 더욱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과거 미국의 9·11 테러 당시에도 테러 이후 일주일동안 국내 주요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8% 급락하는 등 수개월간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와 부처는 파리 테러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여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출업계, 유럽 의존도 높은 중국 수출에 좌우

단기적으로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우리나라의 프랑스 무역 교역량은 감소할 전망이다. 테러 이후 프랑스 통관 요건 강화로 인한 통관시간 지연으로 수출물량 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16일 “이번 테러 사태 이후 프랑스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한 보험료 증가가 예상된다”며 “통관절차 강화로 물품 반입속도가 늦어지면서 운송과 물류비용은 증가하고 물동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중국 수출 감소로 인해 수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럽 내수가 위축될 경우 유럽 의존도가 높은 중국 수출이 치명상을 입게 되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도 타격받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16.9% ▲유럽 15.8% ▲아세안 11.6% ▲일본 6.4% ▲한국 4.3% 등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1위 관광대국인 프랑스는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7.5%를 차지하고 있는데 관광산업이 위축되면 성장률이 즉각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최근들어 불안불안한 중국 경제는 교역 비중이 가장 높은 유럽 경기가 침체될 경우 수출이 줄어들게 돼 소비 위축, 성장 둔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한국은 수출물량 가운데 4분의1인 25%가 중국에 대한 수출이고, 12.5%가 EU 수출인데 이들 수출량이 당장 테러 영향권에 들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잖아도 지난 10월 우리나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줄어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인데 이번 테러로 중국 및 EU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경우 엎친데 덮친 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여행업계, 예약 취소·변경으로 직격탄

국내 여행 업계는 이번 프랑스 파리 테러로 유럽 여행이 위축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유럽 여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황금 루트인데 당장 한국 외교부가 프랑스 파리아 수도권(일드프랑스) 지역에는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 자제’를, 본토 나머지 지역에는 1단계인 ‘여행유의’를 발령한 상태다.

여행사마다 프랑스 파리 여행 상품에 대한 취소나 변경, 유럽 전역에 대한 여행 안전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주말을 보내고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6일 상담창구가 열리자마자 여행취소 관련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프랑스를 위주로 유럽 현지 안전에 대한 고객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테러가 발생한 곳이 파리 주요 관광지와 멀기는 하지만 관광 일정을 변경해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프랑스는 서유럽 패키지 상품에 스위스, 이태리 등과 함께 묶이는 핵심국가이기 때문에 유럽 여행 상품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행박사는 지난 주말로 예정돼 있던 TV홈쇼핑의 서유럽 상품 방송을 아예 취소했으며 일부 여행사들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프랑스 파리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에 대해 100% 환불 조치도 고려 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유럽 여행이 비수기에 해당되지만 12월 크리스마스와 연말, 겨울방학으로까지 이어지는 여행 성수기가 예정돼 있다”며 “올 상반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업계가 고전했는데 또한번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주말 사이 파리행 항공기는 정상적으로 출발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운항 횟수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앞서 세계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은 13일(현지시각)부터 미국 주요 도시와 파리를 잇는 노선을 잠정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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