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인철기자
  • 입력 2017.01.30 06:00
가와고에시는 에도시대의 거리를 그대로 유지해 연간 6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사진출처=japan-guide.com

[뉴스웍스=최인철기자]일본 유수의 도시들을 방문하면 대개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다이묘가 거주했던 지역들의 경우 '성(城)'을 중심으로 '도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14세기부터 일본의 지방 맹주들이 전국통일의 주역으로 세력을 키워나가면서 주요 성들이 만들어진다.

기본적으로 일본 성(城)은 다이묘의 보호와 방어가 주목적이다. 성은 보통 3중 방어시스템을 갖췄는데 가장 내밀한 영주거주지를 막는 1차방어 성곽을 '혼마루', 혼마루를 한번 감싼 성곽 '니노마루', 그리고 외성인 '산노마루'가 일반적이다. 외성둘레에는 깊게 판 물 길인 '해자'를 만들어 적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본 성의 백미는 혼마루에 자리잡은 '천수각'. 3~5층 크기의 건축물인 천수각은 가장 높은 시선에서 평시에는 영지를 내려다보지만 적과 전투를 할때는 지휘의 최고 보루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이유로 가장 화려한 건축양식을 적용해 위엄을 강조한 천수각을 짓는데 각별한 신경을 쓴다.

일본의 도시들은 성곽을 주변으로 발전하는데 다이묘를 보좌하는 관리들과 사무라이들은 성을 주변으로 자리잡는다. 이른바 '성밑마을', 일본어 발음으로는 우리나라 비속어 같은 '죠카마치(城下町, 성하도시)'가 형성된다. 

죠카마치에는 성곽을 호위하는 형태로 무사들이 집단적으로 모여사는 '사무라이 거주지(武家屋敷)'와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상인거주지역인 '조닌마치', 절이나 신사와 그 주변으로 발전하는 '테라마치'가 자리를 잡았다. 테라마치 주변에는 '몬젠마치(門前町)'라는 유흥가가 생겨났다. 몬젠마치는 숙박시설과 장거리 절, 신사 참배에 나선 고객을 대상으로하는 공연장, 음식점, 유곽 등이 즐비했다. 

이런 모습들은 이른바 에도마을이라고 불리며 일본 전국 소도시들에 아직도 보존되고 있는 것이 적지 않다. 히타시 마메다마치, 하기시 죠카마치, 다카야마시 에도마치, 가나자와시 나가마치 등 유명한 성하마을들이 일본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으므로 기회가 있을 때 수백년전의 거리풍경을 느껴봐도 좋을 것이다. 

특히 사이타마현의 가와고에시는 도쿄에서 불과 전차로 30분 거리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로 관광객들의 인기가 높다. 가와고에시에는 ‘소에도’라 불리는 거리가 유명해져 연간 6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무조건 개발일변도로 부수고 없애기 보다 전통을 유지하는 현명함이 '신의 한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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