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11.16 16:03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뷰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은 현재로서는 상징적 의미이며 우리 금융시장이나 경제에 미치는 리스크도 미미할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지만수 연구위원은 중국금융통으로 불린다. 오래동안 중국 경제, 특히 금융부문에 천착하며 그 시스템을 지켜봐온 만큼 자신감이 있어서인지 의외로 중국의 SDR편입 문제에 담담했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5년째 미뤄온 일이어서 새로운 것도 아니며 단지 국제통화제도의 변화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은 주체못할 정도의 외화를 미국채에 집중 투자해온 위험을 분산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2009년 위안의 국제화를 선언했다. 무역결제 등에서 교역상대국들이 위안으로 결제하는 비중을 늘리도록 해 국제결제통화로 자리잡고 나아가 기축통화로 진입하는 ‘금융굴기’ 책략을 세운 것이다.
이의 연장선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과 이사회 의결권 확대를 요구했다. 그리고 꾸준히 미국 달러,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으로 구성된 현 SDR 바스켓에 편입시켜 달라는 압박을 강화해왔다. 그 결과로 이번 SDR 편입이 가시화된 것이라는 게 지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지 위원은 “지난 5년간 번번히 중국의 요구를 묵살해온 미국과 서방도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주말 위안의 편입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볼때 미국이 중국요구를 사실상 수용했으며 여타 서방 이사국들도 이에 따라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긍정’쪽으로 움직인데는 급팽창한 위안의 영향력과 함께 중국의 노력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의 세계 자금시장 결제통화 점유율은 지난 8월 처음으로 일본 엔화를 제쳤다. 위안화가 달러, 유로, 파운드에 이어 세계 4위 국제통화에 올라선 것이다.
특히 신용장 발행액 비중으로 보면 1~8월 위안화 비율은 9.1%로, 아직 달러의 80.1%와는 차이가 크지만, 유로의 6.1%와, 엔화의 1.8%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8월에 환율 변동폭을 키우는 등 환율제도 개편을 단행했다. 또 대출금리 상한선을 폐지한 지 1년만인 지난달에는 예금금리 상한선까지 폐지하며 금리자유화를 더욱 진척시켰다.
지 연구원은 “SDR바스켓은 유로화가 출범한 1990년 이후 현재의 4개 통화 체제가 지속되고 있으며 세계적 경제흐름에 따라 체제 변화시기를 맞은 것”이라며 “위안이 SDR에 편입되더라도 기본적으로 위안 수요가 급증할 요인이 없는 만큼 각국이 급작스레 외환보유고에 위안 편입을 늘리지는 않고 점차 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재 위안 표시 채권이나 금융상품도 많지 않아 환율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 위안의 SDR 편입에 따라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한 중요한 금융시장 개방압력 수단을 잃게 되는 만큼 미중간의 금융패권 다툼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