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인철기자
  • 입력 2017.02.02 09:27
일본의 역참마을에는 에도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다./사진=마이나비

[뉴스웍스=최인철기자]일본의 중심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운 '에도막부' 이전까지 '교토'가 1000년을 넘게 주인공 자리를 유지해왔다.

에도막부는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추진하기 위해 기존 정치세력의 결집지인 교토를 버리고 지금의 도쿄인 에도로 정치, 행정, 경제의 중심지를 변경하는 초강수를 둔다. 

에도막부는 300년 가까이 유지되는 동안 '에도'육성에 총력을 기울였고 지방 다이묘들을 수시로 불러들이는 '참근교대제'로 지방세력의 잠재적인 역심을 미리 억누르고 길들이기를 시도한다.

결국 교토에서 에도로 이어지는 새로운 길인 '도카이도(東海道)'가 만들어졌다. 주로 해안가를 경유하는 이 큰길은 거리가 492km에 이른다. 

하지만 도카이도는 당초 '정권유지'라는 정치적 목적에만 머물지 않고 여행과 상업의 교류라는 거대한 흐름을 일궈냈다. 

교토에서 에도까지 갈 경우 십여일 이상 걸리는 만큼 여행자들을 위한 '역참마을(슈쿠바마치, 宿場町)'이 자연적으로 생겨나게 됐으며 대표적인 53역참이 자리잡는다. 에도를 목전에 앞두고 자리잡은 대표적인 역참 '하코네' 같은 역참마을들은 여인숙과 여관을 마련해 숙박을 해결하도록 하고 공식 서한들도 역참 시스템을 이용해 신속하게 전달했다.

역참 마을은 신분에 의해 묵을 시설이 나누어졌다. '본진'은 영주, 대신,  막부 관리 · 고승 등 신분이 높은 사람이 이용했다. 일반 백성들은 여관이나 여인숙을 가야만했다. 에도막부 초기에는 주로 방과 부엌을 빌려주는 '자취'수준으로 운영됐지만 이후 술과 음식도 제공하는 형태로 변한다. 

역참마을들은 막부가 붕괴한 이후에도 중소도시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숙박시설들은 '료칸'으로 바뀌면서 에도시대의 분위기를 유지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고풍스러움과 옛스러움, 유서깊은 향토음식을 맛보기 위한 료칸 방문을 적극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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