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인철기자
  • 입력 2017.02.24 09:00
오야코동은 닭과 달걀, 부모와 자식이 함께 들어가서 붙여진 요리다./사진출처=Rakuten

[뉴스웍스=최인철기자]일본인들의 달걀 사랑은 엄청 유별나다. 

일본인들의 소울푸드인 라멘에는 우리나라 냉면처럼 삶은 달걀이 최고의 토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엄정한 유통관리로 품질에 대한 신뢰가 확실하다 보니 날달걀도 사랑받는다. 일본의 전골요리인 스키야키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날을 잡아 함께 모여서 나눠먹는 특별한 음식이다. 가정의 제일 윗어른이나 모임의 대표가 직접 음식을 제조하는 공식 의식 같은 요리인 셈이다.

큰맘 먹고 사들인 양질의 쇠고기를 달아오른 무쇠솥 등에 올려 구우면서 사탕과 간장 등으로 간을 한후에 미리 풀어놓은 신선한 달걀에 적셔 먹으면 행복함과 추억을 안겨다주는 별식이다. 이 요리에서 최고의 소스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날달걀이다. 달고 짠 소고기에 부드러움을 감싸 맛의 최후를 결정짓는 셈이다.

음식을 조리할 시간이 없을 때에는 간장, 버터, 낫토를 날달걀과 함께 뜨거운 밥에 비벼서 먹는 달걀밥도 인기다.  

일본의 가정식이나 저녁 술자리, 회식에서 가장 기본으로 오르는 음식중 하나가 달걀말이. 달걀말이 전용 팬이 존재하는 것을 물론 여러개의 달걀을 차례로 구우면서도 폭신한 식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어서 요리인의 내공과 실력을 확인하는 바로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천계란'은 섭씨 50~60도 정도 뜨거운 물을 이용해 만드는 요리다. 수란과 유사한 이 요리 역시 노른자는 익게 만들면서도 흰자는 약간 흐물하게 만들어야 해 시간과 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온천계란은 빵의 속재료로 이용해 먹을 경우 놀라운 식감과 맛을 선사해준다. 바삭함, 고소함, 부드러움 등 미묘한 식감들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맛의 신세계'나 다름없다.

닭과 달걀을 한번에 얹어서 먹는 덮밥 '오야코동'도 흥미로운 요리다. 부모와 자식격인 닭과 달걀이 들어있어 한자로 '親子丼'라고 표기한 점도 재미있다. 오야코동 역시 일본인들이 참으로 애정하는 음식이니 일본 현지에서 한번쯤 맛볼만 하다.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달걀이 멸종위기에 처한 국내 현실에서 굳이 미국산, 유럽산 달걀을 수입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신선함이 가장 중요한 식품인데 왜 값비싼 비행기를 이용해 수만리 떨어진 곳에서 수입해와야 하는지 모르겠다. '달걀 왕국'이 바로 지척에 있는데 말이다. 이번 정부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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