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1.04 14:14

LG, 공청회서 "미국내 일자리 창출의지 감안해달라"

미국 뉴저지주 노스버겐 지역에 위치한 로스(Lowe's)매장에서 직원들이 LG전자의 드럼세탁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정부와 가전업계가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세탁기 세이프가드 공청회에 참석해 “세이프가드는 전 세계적인 수입규제조치 남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되는 과잉 규제”라고 미국 측에 호소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미국 공장 가동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세이프가드 발동은 미국 일자리를 위태롭게 하고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한국산 세탁기의 수입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한국제품을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TO 세이프가드 협정 제5.1조 내용에 따르면 세이프가드 조치는 심각한 피해를 방지하거나 구제하고 조정을 촉진하는 범위 내에서만 취할 수 있다.

또 핸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랄프 노만 연방 하원의원, 킴 맥밀란 테네시 클락스빌 시장 등 미국 고위 인사들도 참석해 “세이프가드가 삼성과 LG의 미국 공장 가동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 악영향”이라며 우리 정부 입장을 지지했다.

이어 LG전자는 “테네시주에 짓는 세탁기 공장에 미국에서 만든 철제 구조물이 설치됐다”며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의지를 감안해 달라”고 피력했다.

삼성전자도 “내년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약 1000명을 고용해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미국 공장에서 일하게 될 직원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발표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은 향후 3년간 매년 120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입에 첫해 50%를 부과하고 2년 차에 45%, 3년 차에 40% 관세를 부과하는 TRQ(저율관세할당)가 주요 내용이다. ITC에 따르면 권고안 적용 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세탁기 수출이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에 열린 공청회는 무역정책위원회(TPC)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제출하기 전 이해관계자 의견을 듣기 위해 USTR이 마련한 자리다.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식 항변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은 USTR의 권고안과 공청회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달 2일까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 전까지 우리 기업의 대미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종 협의 채널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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