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20.02.16 09:00

2012년 3개국에서 2019년 76개국으로…삼양식품 매출 견인

불닭시리즈. (사진제공=삼양식품)
현재 불닭브랜드는 오리지널, 치즈, 까르보, 쫄볶이 등 총 9개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떡볶이, 라볶이 등 간편식 분야에도 본격 진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K푸드의 세계화'를 이야기하면서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도 빼놓을 수 없다.

삼양식품의 불닭브랜드 누적 매출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누적 판매량은 18억개로, 전 세계인 약 4명 중 1명은 불닭볶음면을 먹은 셈이다. 

불닭브랜드는 특히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2012년 4월 출시 이후 연간 75억원에 불과했던 불닭브랜드 매출은 2016년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2825억원에 달했다. 2012년 1억원에 못 미쳤던 수출은 매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7년부터는 내수 판매를 앞질렀다.

불닭브랜드가 글로벌화될 수 있었던 성공 요인으로는 '중독적인 매운맛'과 '다양한 확장 라인업'이 꼽힌다. 1년간 매운 소스 2톤, 닭 1200마리를 투입해 만든 불닭볶음면은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알려졌다. 이후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에 도전하는 챌린지 열풍이 불며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다양하게 즐기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확장 제품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최근 까르보불닭볶음면은 국내 누적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최근 까르보불닭볶음면은 국내 누적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까르보불닭볶음면은 2017년 12월 불닭브랜드 10억개 판매를 기념해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된 제품이었다. 불닭볶음면에 크림소스를 섞어 먹으면 맛있다는 소비자들의 레시피에 착안해 개발됐으며, 한정 판매기간인 3개월간 3600만개가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힘입어 2018년 5월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 국내 누적 판매량은 1억개를 돌파했다. 출시 2년만에 이룬 쾌거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까르보불닭볶음면을 2개씩 먹은 셈으로, 판매된 까르보불닭볶음면의 면 길이를 모두 더하면 지구 한바퀴에 달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판매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품군이 다양해진 불닭브랜드는 현재 76개국에 수출되며 삼양식품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공장 없이 수출물량 전체를 국내(원주, 익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의 해외 수요 급증에 따라 2017년 1억불, 2018년 2억불 수출을 달성하며 식품업계 최초로 2년 연속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2023년까지 약 1300억원을 투자해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수출 전진기지를 확보해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경상남도, 밀양시, 한국주택토지공사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은 2023년까지 약 1300억원을 투자해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수출 전진기지를 확보해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경상남도, 밀양시, 한국주택토지공사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양식품)

불닭브랜드가 국내외로 큰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은 매년 창립 이래 사상 최대의 실적을 갱신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세계적인 인기로 2015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이 2016년 930억원, 2017년 205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작년 한 해 수출로 인한 매출은 2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불닭볶음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일각에서는 라면업체 빅3 중 지난해 4분기 라면 수출액 증가율 1위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 광군제 효과로 지난해 10월에만 150억원을 거뒀고 내수 시장에서도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브랜드는 국내외의 탄탄한 수요층을 기반으로 연매출 3000억원에 육박하는 메가브랜드로 성장했다"며 "간편식으로의 라인업 확대, 해외 생산기지 설립 추진 등을 통해 불닭브랜드의 또 다른 성장동력을 구축하며 세계적인 장수 브랜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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