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5.29 15:36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의 언급처럼 생활 속 거리두기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2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명 늘면서 4월 5일(81명) 이후 53일 만에 가장 많았다. 29일에는 해외유입 3명, 지역발생 55명 등 총 5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국내 발생 환자는 서울 19명, 경기 18명, 인천 18명 등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수도권 방역에 일대 비상이 걸렸다.

5월 초에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이 진정되나 했으나 쿠팡 등의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 한해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서기로 했다. 6월 14일까지 연수원·미술관·박물관·공원 등 다중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수도권 지역의 유흥주점·노래연습장·학원·PC방 등에 대해서는 운영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수도권 내 정부·지자체 또는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행사도 불요불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취소하거나 연기 조치하고 수도권 소재 정부기관·공기업·기타 공공기관은 재택근무제,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 근무를 적극 활용한다. 기업에는 시차출퇴근제나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를 활성화하고 사업장 내 밀접도를 분산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

등교를 제외하면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되돌아갔다. 다만 등교를 제외한 것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장 등교개학 후 확진자 발생 등으로 다시 등교를 연기한 학교도 부지기수다. 

일단 교육부는 순차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하되 수도권 학교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수도권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특수학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내에서 등교하도록 했다. 고등학교는 이전처럼 등교 인원 3분의 2 이하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효과는 미지수다.

이미 등교를 연기하는 학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2차 등교개학을 시작한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전국적으로 800개가 넘는 학교가 등교를 연기 또는 중지했다. 29일에는 인천 백석초등학교 3학년 교사가 확진판정을 받아 학교가 전면 폐쇄되기도 했다. 학교에서 친구와 교사들은 만난 반가움도 잠시 곳곳에서 등교가 중지됐다. 

오는 6월 3일 고1, 중3, 초3·4를 대상으로 예정된 3차 등교 수업도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도 존재하고 벌써 6월이 다가온 만큼 어렵게 시작한 등교개학을 멈추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코로나19는 전염병이다. 확산의 우려가 큰 만큼 고3처럼 수능을 앞둔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일부 학년에 대해서는 등교개학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은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곳이다. 수도권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더 이상 코로나19 안전국가가 아니게 된다. 수도권에서 연일 확진자가 50명 이상 발생하는 중인데 과연 학교에서 안심하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학교문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할 경우 등교에 대한 불안감이 잔존하는 것은 물론 학업 컨디션 조절에도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더구나 같이 등교한 학교 친구나 선후배가 확진자로 판명나면 다른 학생들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이로인해 보습학원이나 독서실에도 가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치료제가 없는 현실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을 첩경은 접촉 금지이다. 아직 학교발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생긴 뒤에는 대처하려면 너무 늦다. 상황이 심각한 수도권만이라도 등교개학을 잠시 미룰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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