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1.01.10 14:30

김정태 "사업구상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 우선 염두"…손태승 "올해는 베트남에서 선도 금융사 오르는 중요한 분기점"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 사옥.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국내 시장의 포화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금융사의 새로운 성장 전략은 해외 확장이다. 신한·KB·우리·하나·NH농협금융 등 국내 5대 금융그룹 회장은 신축년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을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 협소한 시장규모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글로벌에서 찾아야 한다"며 "주요 선진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나 하나금융그룹은 20% 초반 수준으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시대에는 더이상 국경은 무의미하다"며 "국내 중심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모든 것을 글로벌 마인드에 기반해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상품, 프로세스, 시스템, 인재채용 등 모든 업무영역에서 글로벌을 지향하는 운영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신년사에서 "우리 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경쟁력이 판가름 난다는 판단하에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왔다"며 "그 결과 동남아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현지 영업이 가능한 수준의 양적 성장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제는 그동안 열심히 뿌린 씨를 거두어 그 결실도 맺어야 하는 시기"라며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해외 시장에서도 디지털 기반으로 현지화 영업을 확대해 채널을 확장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2021년은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선도 금융사의 지위에 오르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취임사에서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농협금융을 만들겠다”며 "오늘날 금융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을 통한 신시장 개척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끊임없이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농협금융은 지주체제 출범 이후 해외 네트워크를 넓혀 나가면서 글로벌 신사업 추진과 투자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왔다"며 "특히 농업금융에 특화된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투자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주, 유럽 지역 등 주요 IB시장에 거점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사업 확대 및 진출에 많은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곧바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더 확충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겠다"고 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글로벌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비금융사업을 강화해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글로벌사업은 동남아 시장과 선진시장의 속도감 있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통해 글로벌 사업영역의 이익 비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윤 회장은 또 "동남아 시장에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영역의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추가적인 M&A 기회도 모색할 것이며 선진시장에서는 CIB와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파트너사와의 제휴를 확대해 글로벌 부문의 경쟁력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약 4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지분 67% 인수를 마무리지어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4월에는 캄보디아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인수해 현지법인을 늘리고 있다.

신한금융의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에만 5개 영업점을 개점했다.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베트남 남부에 24개, 하노이시를 중심으로 베트남 북부에 16개, 다낭시를 중심으로 베트남 중부에 1개 등 외국계 은행 최다인 총 41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채널 확장과 더불어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DS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와 함께 원신한(One Shinhan)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 지원을 위한 CIB(Corporate&Investment Banking·기업투자금융)구축, 고자산 고객을 위한 PWM,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 전방위적인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확장 전략은 정부의 신남방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신남방정책의 핵심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높여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수출 중소기업이 판로를 개척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올해는 256조원 규모의 정책금융기관 유동성을 제공하고 비대면 판로 개척도 지원한다"며 "패스트트랙 확대 등 기업인의 입출국 어려움 해소, 신남방정책·RCEP 조기발효·CPTPP 가입 검토 등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데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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