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빚 '1000조' 시대 온다…가파른 부채 증가, 국가신용등급 악영향
나라빚 '1000조' 시대 온다…가파른 부채 증가, 국가신용등급 악영향
  • 허운연 기자
  • 승인 2021.03.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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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 "정부지출 늘어나면 누군가는 비용부담…비기축통화국 채무비율 50% 넘지 않는 점 유념해야"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나라빚 1000조원 시대가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상황이 지속되면서 확정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일 19조5000억원 규모의 제4차 코로나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는 15조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15조원 가운데 9조9000억원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다. 결국 나라살림에 10조원 가까운 빚이 늘어나게 됐다. 적자국채 발행에 따라 올해 국가채무는 956조원에서 965조90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7.3%에서 48.2%로 높아져 50%에 육박한다.

지난해 4차례 추경을 실시했지만 코로나 확산은 계속되고 있다. 시작된 백신접종 등 희망적인 요소도 있으나 집단면역 형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추경이 한 번에 그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당장 이번 추경이 국회 심사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주장도 나오는 만큼 국가채무는 연내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다곤 하나 대외 의존도가 높고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둔화 등을 고려하면 가파른 부채증가 속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높아지는 국가채무 비율에 우려를 표명했다. 홍 부총리는 추경 발표 후 "고통 받는 국민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하고 싶지만 정부지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반드시 국민 누군가가 비용부담을 해야 한다"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에서 30%대, 30%대에서 40%대로 넘어오는 데 7~9년이 걸렸지만 코로나 위기 대응으로 현재 속도라면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데는 2~3년 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우리와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대외신인도 관리가 중요하다"며 "OECD 국가중(2019년 기준) 기축통화국 국가채무비율(평균)은 100%를 넘어서나 비기축통화국 채무비율은 50%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국가채무비율이 급격히 상승하게 되면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 대외신인도 문제가 발생해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국제자금조달비용 급증, 원화가치 하락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국가신용등급은 0.03단계 하락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해 2월 우리나라에 “GDP 대비 부채비율이 2023년 46%까지 상승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대응에 따른 불가피함이 있었으나 이미 46%는 훌쩍 넘은 상태인 만큼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사용방안에 대한 고민이 더욱 절실해졌다.

KDI는 "지출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해 지출 증가 속도를 최대한 통제하면서 필요한 지출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장기적인 재정수입 확보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한 '국가부채 통계의 이해' 보고서는 "코로나에 따른 내수 충격 발생으로 소비 부양에 집중됐으나 원칙적으로 재정정책은 생산적인 분야에 집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재정을 투입해 육성해야 할 분야를 발굴하고 지원함과 동시에 무조건 자금지원을 확대하기 보다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규제완화를 병행함으로서 재정 부담을 축소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재정지출 급증과 더불어 세입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28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영향으로 전년보다 7조9000억원 덜 걷혔다. 경영 악화로 법인세수가 16조7000억원 급감한 가운데 내수부진에 따른 부가가치세수도 5조9000억원 줄었다. 국세 수입은 2년 연속 감소했다.

최근 경기 흐름이 다소 호전되고 있다곤 하나 수출기업에 집중된 경향이 짙은 만큼 경기 회복을 낙관하긴 이르다. 법인세수가 다소 늘어도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자영업자의 부가가치세 납부는 줄어들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증세 필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일단 정부는 선을 긋고 있다. 홍 부총리도 "증세는 공론화 과정이나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추경 과정에서 증세 문제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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