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1.05.07 22:55
술자리 사진. (사진제공=픽사베이)
술자리 사진.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한창 많이 마실 때다. 기자도 그랬다. 조금만 구실이 있으면 술을 마셨다. 전날 대학교 선후배들과 가진 술자리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잔을 나눴다. 다음날에는 동아리 회식이 예정돼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약 10년 전, 성년의 날의 주인공이던 그날 밤에도 대학 동기들과 술집에 있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그날이 성년의 날이었고, 그 사실을 우연히 알았으며, 우리는 성년이었다. 그때는 그것이 무조건 술자리를 가져야 할 대의명분처럼 느껴졌다. 

올해 성년이 된 대부분의 뉴스웍스 독자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말릴 생각은 없다. 음주는 성인이 정당히 누릴 권리다. 20대 초반의 술자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일종의 감성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밤새도록 마시고 다음날 또 마실 수 있는 체력도 이때 이후론 점점 사그라진다. 

다만 몇 가지 팁을 전하고 싶다. '인생 선배가 하는 조언'이라는 투로 낯간지럽게 쓸 생각은 없다. 그저 후회하지 않는 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셀 수도 없이 실수를 반복하고, 지키지도 못할 금주를 결심했던 날들을 반추하며 적었다.

◆만취하지 말자

흑역사는 보통 술자리에서 탄생한다. 가볍게 웃어넘길 해프닝부터 다음날이 두려워지는 실수까지 각양각색이다. 흑역사의 주인공은 대게 분위기에 취해 주량을 넘긴 누군가다. 

술자리에서의 실수는 보통 용서받지만, 잊혀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음주 경험이 많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이해는 받겠지만, 꽤 오랜 기간 안 좋은 이미지로 기억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심지어 만취로 '블랙아웃' 현상을 겪게 된다면, 그날의 '사건'을 오직 타인의 기억에 의존해 재구성해야 한다. 필자도 몇 번 블랙아웃 현상을 겪었는데, 살면서 무지에 대한 공포를 느꼈던 몇 안 되는 순간이었다. 

◆매일 마시진 말자

잦은 음주는 간세포를 손상시켜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등의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하루 40g, 여자는 20g 이하의 알코올 섭취가 권장된다. 소주로 따지면 남자는 5잔, 여자는 2~3잔 수준이다. 상황에 따라 권장량 이상을 섭취할 경우가 많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건 간 건강에 치명적이다. 

너무 잦은 음주도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주 3회 이상의 음주는 권장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손상된 간세포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주 3일 이상 간격을 두고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안주빨'도 세워야 한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바로 소장에 흡수돼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술자리에서 말을 많이 하고, '원샷'을 삼가며 술을 천천히 마시는 것도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물을 많이 마셔 체내 알코올을 희석시키고, 음주 속도를 늦추는 것도 바람직하다. 수분 섭취는 음주로 인한 탈수 증상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강권하지 말자

'젊꼰(젊은 꼰대)'이 되기 싫다면 술을 강권하지 말자. 술 강요는 잘못된 음주 문화의 대표적 예다. 시대가 바뀌었다. 언제까지 선배가 권하면 무조건 받아야 할까. 분위기를 깬다며 눈치 주는 건 이제 사라져야 할 문화다. 혹시 내가 술 강요하는 젊꼰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술을 못 마신다면, 컨디션이 안 좋다면 과감하게 거부해야 한다. 자신의 몸 상태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타인은 책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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