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4.06 17:32

"뇌혈관 수축 막고 혈관기능 개선 효과 뚜렷"

박성욱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뇌출혈 환자에 대한 침 요법이 혈관 수축을 막아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뇌졸중 환자에 대한 침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돼 한양방 협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팀은 6일, 같은 병원 신경외과와 공동으로 진행한 뇌출혈 환자에 대한 침치료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대상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 환자 46명이다. 교수팀은 혈관조영술을 통해 뇌출혈로 확인된 환자 중 ‘발병 이후 96시간 이내’이며, ‘결찰술(Clipping)이나 코일을 이용한 동맥류 폐색술(GDC coilization)을 시행한 환자’로 정했다.

교수팀은 이들 환자를 침치료와 전기침치료, 피내침치료를 받는 시험군(22명)과 가짜 전기자극과 가짜 피내침 치료를 받는 대조군(24명)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그리고 수술 직후부터 일주일에 6회씩, 2주 동안 치료를 시행했다. 두 군 모두 신경외과 표준치료는 동일하게 유지했다.

그리고 두 군간의 지연허혈성 신경학적 결손(DIND)률 차이와 혈관조영술적 혈관연축 발생률, 뇌혈관연축으로 인한 뇌경색 발생률, 기능장애 정도, 사망률을 평가했다. 추가로 침 치료기전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로 혈청산화질소(NO)와 엔도텔린-1을 비교·분석했다. 또 침 치료가 종료되고, 2주 후 두 군 간의 기능장애 정도와 사망률을 다시한번 평가했다.

그 결과,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은 침치료군에서 9.1%, 대조군에서 20.8%로 전자에서 적게 발생했다. 혈관조영술적 혈관연축도 시험군 9.1%, 대조군 25.0%로 침 치료군에서 유의미하게 적었다. 또 혈관연축에 의한 뇌경색도 시험군 4.5%, 대조군 16.7%로 두 군간의 확연한 차이을 보였다.

이밖에도 기능장애 정도 평가와 종료 2주 후 시행한 재평가에서도 시험군의 회복효과가 높아 침치료 효과가 지속된 것을 확인했다.

교수팀은 "지주막하출혈 후 침치료가 교감신경의 흥분을 막고, 혈관운동을 조절하는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해 혈관수축을 막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침 치료 후 혈관내피세포 유래 산화질소의 활성이 증가하고, 혈관수축물질인 엔도텔린-1 활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침 치료에 의한 뇌혈관연축 예방효과를 입증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침요법이 지주막하출혈 후 뇌혈관 연축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임을 확인한 세계 최초의 임상연구”라며 “뇌출혈 환자에게 신경외과적 치료와 함께 침치료를 병행하면 합병증을 줄이면서 회복속도를 높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국제전문학술지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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