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4.11 07:30

LG화학, 1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초 조 단위 기록…효성티앤씨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제활동 재개·언택트 제품 수요 늘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2분기도 지속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 여수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코로나19의 여파를 딛고 활황을 누리고 있다. 호황에 따른 실적 호조도 눈길을 끌지만 이 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SKC, 대한유화,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8개 석유화학 업체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2조76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증권사의 기준 추정치(컨센서스) 2조3800억원을 16% 상회하는 기록이다.

특히 LG화학, 금호석유화학, 효성티앤씨,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눈에 띈다.

LG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7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조 단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 분기 대비 59% 늘어난 실적이다. 이 중 석유화학 분야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3% 늘어난 815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은 532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 대비 93% 늘어난 실적이며 증권사 추정치의 27%(4206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효성티엔씨도 178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물론 중국, 인도에서 높은 수익률을 얻은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케미칼 역시 전 분기 대비 150% 높은 5303억원의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추정치는 이보다 23% 낮은 4304억원이었다.

이밖에 SKC, 효성화학도 각각 지난해 4분기 대비 46%, 110% 높은 802억원, 423억원의 영업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계의 높은 실적은 경기 회복에 따른 제품 수요 급증에 더해 언택트 관련 제품의 인기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 1분기부터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유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부진을 겪다가 경제 활동이 재개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기초소재 및 석유화학 제품들의 수요가 오른 가운데 특히 자동차산업의 회복세에 따라 차량용 타이어, 안전벨트, 에어백 등에 쓰이는 범용 고무와 섬유 소재인 타이어코드 등에 대한 수익이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주택·건설·건축 시장 호조로 폴리우레탄(PU)에 대한 실적도 개선됐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특수' 덕을 톡톡히 보면서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위생과 방역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고, 비대면 언택트 중심으로 생활환경이 변화하면서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 향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포장재,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 증가로 인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염화비닐(PVC), 고부가 합성수지(ABS) 등의 석유화학 제품들의 마진이 수직 상승했다. 위생용 라텍스장갑의 원료인 NB라텍스도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재택근무 증가, 홈트레이닝 인기 등으로 집에 머물며 실내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홈웨어, 애슬레저 복의 판매량이 증가해 그 주요 원료인 스판덱스의 가격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기대 이상의 경제 회복세, 최근 한파로 인한 미국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 차질로 인한 공급 우위 등도 석유화학 분야의 호조를 도왔다.

석유화학 업계의 호황은 올해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에는 역내 공급 정상화 및 미국 한파 영향 회복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성수기 진입과 경제활동 정상화 등 영향으로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1분기 보다 더 좋을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