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4.15 10:22

서울성모병원 100례 달성, 주변 조직 안 건드리고 정확하게 암세포 공략…발기부전·요실금 부작용 없어

이지열 교수가 100번째 수술한 환자의 영상을 보며 나노나이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지열 교수가 100번째 수술한 환자의 영상을 보며 나노나이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전립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전기파장으로 고사시키는 ‘나노나이프(NanoKnife)’치료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나노나이프는 지난해 4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아시아권에선 처음으로 도입한 전립선암 치료 신기술이다.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이지열·박용현 교수팀은 전립선암 국소치료인 나노나이프를 국내에 선보인 뒤, 약 1년 만인 지난 7일 정모 환자(68세)를 대상으로 100번째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정씨는 치료 하루만인 8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나노나이프는 강력한 전기펄스 자극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비가역적 전기천공술(irreversible electroporation)이다. 현재는 전립선 내부에 암세포가 국한된 ‘국소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병원에서는 마취 위험성이 높아 수술하기 어려운 환자나 과거에 직장암, 골반골절 등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이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다.

모든 전립선 암환자에게 적용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이 시술을 허용하면서 기존 시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라는 ‘제한적 의료기술’로 고시했기 때문이다.

이 시술은 암세포에 2~6개의 얇은 전극침을 둘러싸듯 고정시킨 뒤 초당 수백만 번의 전기펄스를 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암세포 벽에 나노 크기의 구멍이 생기면서 암세포가 서서히 고사한다.

장점은 광범위한 근치적 수술로 인한 주변조직 손상을 극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전립선암 암덩어리를 소작하는 치료법이 있었지만 나노펄스치료가 훨씬 정밀하고 효과적이다. 요도 및 신경혈관다발, 직장 등 전립선 가까이에 있는 주요 장기에 열로 인한 피해를 주지 않아 환자는 치료 다음날이면 퇴원할 수 있다.

이지열 교수는 “하루만에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며, 특히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등 합병증이 거의 없어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