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4.15 15:40

여의도, 목동, 상계·월계동의 3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값 '들썩'

서울의 아파트. (사진=뉴스웍스DB)
서울의 아파트.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잠시 안정세를 찾아가던 서울 아파트값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다시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강남3구 재건축 단지 뿐 아니라 여의도, 목동, 상계·월계동의 3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값이 들썩 거리고 있다.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집값 안정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서울 집값 불안이 당분간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1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0.21%로 전주 0.23%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15일 밝혔다.

수도권과 지방도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줄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0.05%에서 0.07%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아파트값은 지난 2월1일 주간 0.10% 상승한 이후 9주 연속 상승폭을 좁히고 있었다. 2·4 대책에 따라 서울에 총 32만 가구 공급 계획이 나왔고, 6월1일 이후 양도세, 종부세 등 세율이 강화되는 만큼 다주택자 매물이 출회되며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 민간 재건축 위주의 주택공급 계획을 밝힌 오 시장이 지난 7일 당선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주 강남 11개구가 0.07% 올랐고, 강북 14개구도 0.07% 오른 가운데 강남, 강북을 가리지 않고 30년 이상 노후화된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났다.

노원구가 지난주 0.09%에서 이번 주 0.17%로 2배 가까이 뛴 것을 비롯해 송파구(0.10%→0.12%)와 강남·서초구(0.08%→0.10%), 양천구(0.07%→0.08%), 영등포구(0.04%→0.07%)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이들 6개 구는 모두 재건축 시장에서 주요 단지로 꼽는 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노원구의 경우 월계동 재건축 단지와 상계동 중저가 단지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고, 강남구는 압구정 재건축 위주로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서초구는 서초·방배·잠원동의 재건축 단지 위주로, 송파구는 잠실·가락동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 양천구는 목동, 영등포구는 여의도동 재건축 위주로 상승했다.

전주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된 구는 한 곳도 없었다.

단지별로는 강북권의 경우 노원구 월계동 삼호3 59.2㎡(12층)가 지난달 20일 9억원을 찍어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실거래가격 7억8500만원(13층) 대비 석달 만에 1억원 넘게 뛴 것이다. 이 아파트는 오 시장 당선 이후 최근 호가가 9억5000만원에 형성됐다. 바로 옆 단지인 미성 50.1㎡(14층)는 지난달 27일 8억원에 실거래 돼 역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9일 6억5500만원 실거래가격(14층)과 비교하면 역시 1억원 넘게 올랐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79㎡(13층)는 지난달 15일 1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5일 9억8000만원 대비 2억 6000만원 급등한 셈이다.

강남권 가운데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4단지 115.6㎡(13층)가 지난달 23일 22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격인 지난해 8월5일 20억5000만원(8층) 대비 2억2500만원이 올랐다. 오 시장 당선 직후 지난 9일 거래가 성사된 전용 66㎡(6층)의 실거래 가격은 17억6000만원으로 역시 신고가다.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지난해 12월에는 1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245.2㎡(11층)가 지난 5일 80억원에 거래돼 대형평수도 '평당 1억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 강화와 2·4 대책 영향 등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대체로 관망세를 보였지만, 강남4구와 노원구, 영등포구 등 최근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아파트값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25%로 상승 폭이 둔화했다.

서울의 상승 폭 확대에도 경기가 0.34%에서 0.32%로, 인천이 0.49%에서 0.39%로 각각 오름폭을 줄인 영향이다.

인천은 연수구(0.49%)와 서구(0.42%)를 중심으로 올랐고, 경기는 시흥시(0.82%), 의왕시(0.78%), 안산시(0.70%), 안양 동안구(0.70%) 등의 강세가 이어졌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0.21%에서 0.20%로, 경기를 제외한 8개 도는 0.18%에서 0.17%로 각각 상승 폭이 소폭 둔화했다.

지방 광역시 중에는 부산이 0.23%에서 0.18%로 상승 폭이 줄었고, 대구(0.24%→0.26%)와 울산(0.08%→0.11%)은 상승 폭이 커졌다. 대전(0.30%)과 광주(0.13%)는 전주와 상승률이 같았다.

전국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폭(0.13%)을 기록했다. 

서울 역시 지난주와 동일하게 0.03% 올랐는데 강동구(-0.02%) 강남구(-0.01%)에 이어 양천구도 0.01% 하락 전환했다. 양천구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44주 만이다. 신정동에 총 1497가구의 래미안목동아델리체 입주가 본격화 하면서 인근 전셋값을 끌어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11% 올라 4주 연속 횡보했다.

인천이 0.27%에서 0.31%로 상승 폭을 소폭 키웠으나 경기(0.12%)가 서울과 마찬가지로 3주 연속 횡보하며 인천의 상승분을 상쇄했다.

지방 5대 광역시는 0.16%에서 0.17%로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고, 8개 도는 0.13%에서 0.12%로 상승 폭이 둔화했다.

경기에서 과천시(-0.10%)와 성남시(-0.06%), 하남시(-0.04%)는 지난주에 이어 각각 전셋값이 내렸다. 반면, 시흥시(0.51%), 오산시(0.39%), 의왕시(0.29%), 동두천시(0.28%) 등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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